‘쇼츠’에 밀린 정책검증…막바지 국감, 조희대·청와대서 마지막 격돌

입력 2026-10-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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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생’ 野 ‘실정 검증’ 외쳤지만 사법·인사 공방에 정책 뒷전
26일 조희대·29일 김현지 최대 뇌관…30일부터 821조 ‘예산 전쟁’

▲<YONHAP PHOTO-2955> 법사위, 지방법원 국감 시작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0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법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6.10.20    psik@yna.co.kr/2026-10-20 10:42:06/<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YONHAP PHOTO-2955> 법사위, 지방법원 국감 시작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0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법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6.10.20 psik@yna.co.kr/2026-10-20 10:42:06/<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정책 검증보다 정치 공방이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은 ‘민생·정책 국감’, 야당은 ‘정부 실정 검증’을 내걸었지만 조희대 대법원장과 청와대 인사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상임위원회 곳곳을 뒤덮었다. 짧고 자극적인 질의를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면서 ‘쇼츠 국감’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시작한 국감은 오는 26~27일 주요 상임위 종합감사와 29일 청와대 국감을 거쳐 30일 사실상 막을 내린다. 올해 국감은 이재명 정부가 지난 1년간 추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첫 무대였지만 초반부터 사법·인사 현안이 블랙홀처럼 다른 쟁점을 빨아들였다.

국감 첫날부터 법제사법위원회는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거부 문제로 충돌했다. 민주당은 대법관 공석 장기화와 사법개혁 필요성을 앞세워 조 대법원장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와 여당의 공세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다고 맞섰다. 이후 지방 법원 국감에서도 같은 공방이 반복되면서 조 대법원장 문제는 국감 전체를 관통하는 정치 쟁점이 됐다.

상임위 파행도 잇따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국감 제척 문제를 둘러싼 충돌 끝에 KBS 국감이 자동 산회했고, 법사위에서도 고성과 설전이 반복됐다. 올해 일반증인은 271명으로 지난해 530명보다 48.8% 줄었다.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야당이 요구한 핵심 증인 채택이 잇따라 불발된 점도 ‘맹탕 국감’ 논란을 키웠다.

정책 현안은 후반부 들어 뒤늦게 전면에 등장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162조3000억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과 청년·지방·교육 등에 투자하는 ‘재정 저수지’라고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의 예산 통제를 약화할 수 있는 ‘정권 쌈짓돈’이라고 맞섰다. 정부는 내년 기금에서 45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104조4000억원을 여유자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난, 주택 공급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전임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의 공급 지연 책임을 부각했고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토지거래허가제와 공급 정책의 한계를 집중 추궁했다. 과방위와 정무위에서는 은행권을 비롯한 잇단 해킹·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정부의 대응 체계를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산업·에너지 분야에서도 대미투자와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해외자원개발 등 경제 현안이 후반부에 부상했다. 특히 한미전략투자공사의 대미투자 관리와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사업 부실 등을 두고 여야가 정부의 산업정책과 경제성을 따져 물었다.

남은 국감의 최대 격전지는 26일 법사위 종합감사다. 법무부와 법제처,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헌법재판소, 대법원 등을 한꺼번에 감사한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와 법원행정처 개혁 등을 고리로 ‘사법개혁’ 필요성을 재차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대통령 재판과 연결된 사법부 압박으로 규정하고 ‘사법부 독립 침해’ 프레임으로 맞설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2심 무죄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가능성도 충돌 지점이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정책 검증이 이어진다. 26일 국방위에서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3군 사관학교 통합이 쟁점이다. 행안위에서는 경찰개혁과 소방재정,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문제가 다뤄진다. 27일 외통위에서는 한미동맹을 둘러싼 논란과 대북정책이, 복지위에서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 결정 등이 다시 검증대에 오른다.

정치적 마지막 승부처는 29일 운영위의 청와대 국감이다. 국민의힘이 출석을 요구한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은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 등 현직 기관증인만 출석한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경기·성남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적법한 인사·정책 결정 과정을 정치공세로 왜곡하고 있다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감 막판까지 인사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감이 끝나면 전선은 곧바로 예산으로 옮겨간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0일 2027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4~5일 종합정책질의, 9~12일 부별심사를 진행한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국감에서 이미 충돌한 미래대응기금과 부동산 공급, 대미투자·반도체 등 산업 지원 예산이 그대로 예산 심사의 쟁점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정책 검증보다 정치 공방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은 국감이 끝나기도 전에 여야가 이번에는 ‘821조원 예산’을 놓고 다시 맞붙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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