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820조 예산안 심사…여야, 증액·감액 줄다리기

입력 2026-10-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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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특위 30일 공청회 시작
미래대응기금 162조원 쟁점
사업비 성격·운용 재량 공방

▲조승래 국회 재경위원장이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래 국회 재경위원장이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정감사가 이달 말 마무리되면서 국회가 820조원대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핵심 국정과제 예산 사수에 나서는 반면, 국민의힘은 확장재정과 현금성 지원 예산을 겨냥해 대대적인 감액을 벼르고 있다. 예산안 총액뿐 아니라 미래대응기금의 현금성 지출과 정부의 운용 재량 등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는 30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다음 달 4~5일 종합정책질의, 9~10일 경제부처·11~12일 비경제부처 부별심사를 거쳐 16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를 가동한다. 이후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넘길 예정이며 법정 처리 시한은 12월 2일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은 820조9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과 청년·지역 지원에 투입해 성장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AI와 반도체 등 미래산업, 청년 지원, 양극화 대응이 주요 투자 분야다. 민주당은 정부 핵심 국정과제 예산을 지키고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산 심사의 대표 쟁점은 정부가 신설하려는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 계획상 내년도 기금 가운데 사업비는 45조3862억원이다.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쓰고,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기금 전체가 사업비나 현금 지원에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비의 성격과 기금 운용 방식이 함께 도마에 오르면서 예산 심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기금 사업비 가운데 17조5770억원, 38.7%가 현금·수당성 지출이라고 주장한다. 농어촌 주민에게 월 1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시범사업에는 1조1657억원, 청년문화예술패스에는 7925억원이 편성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두고 “미래를 팔아 표를 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사업들의 필요성과 수혜 범위를 따지고,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투자 예산도 면밀히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대응기금 운용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도 핵심 쟁점이다. 정부가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기금 주요 항목별 지출액을 30% 범위에서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사업 환경 변화에 맞춰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국민의힘은 국회 심의를 거친 예산을 정부가 상당 폭 조정할 수 있어 통제권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소청·중수청의 내년도 예산 합계가 1조5578억원으로 올해 검찰청 예산보다 2945억원 늘어난 점도 심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을 방어하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재정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 지난달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에서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지방교부세 모수 조정에 따른 지방재정 위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민석 대표는 “지역 현안이 미래대응기금과 내년 예산안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말씀을 듣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방정부 지원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핵심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방재정 부담을 덜 보완책을 마련하는 일이 여당의 과제로 남았다.

이번 예산 심사는 정부가 내세운 성장 투자와 민생 지원을 얼마나 반영할지, 야당이 요구하는 감액과 국회 통제 장치를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여야는 12월 2일 처리 시한을 앞두고 사업별 증액·삭감과 기금 운용 기준을 놓고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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