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차별 주장 반박…“국내 기업 과징금 부과율 더 높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 조사를 거부하는 기업에 전체 매출의 1%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쿠팡의 현장조사 불응과 한화의 자료 제출 거부로 조사권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기업이 조사 거부로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주 위원장은 25일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솜방망이가 아니고 전체 매출의 1%를 부과하는 정도로 조사권을 강화하는 게 법 집행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규모유통업법의 조사 방해 제재가 과태료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정위가 쿠팡의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추진하다 무산됐지만, 해당 법으로는 조사 방해 자체에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법을 개정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정위에 강제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현재 행정적인 조사권만 갖고 있어도 법 집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강제수사권 도입보다는 조사 거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등에 대한 공정위 제재를 미국 기업 차별로 보는 미국 측 주장에는 과징금 부과율과 절대 금액을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의 법 집행은 국가를 차별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공정위는 국내 기업에 훨씬 더 강력한 법 집행을 한다”고 말했다. 과거 제재 사례를 보면 국내 기업의 과징금 부과율이 더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외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 액수가 큰 것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기업의 관련 매출액이 크기 때문이라며 제재 금액만으로 차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의 상표권 수수료 관련 조사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부 감찰 방침을 재확인했다. 공정위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인지 묻는 질문에는 “확인이 안 됐다”며 “의혹이 제기된 만큼 내부 감찰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조사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장치와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정위 처분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률이 높아졌다는 지적에는 본안 소송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공정위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 위원장은 집행정지에 대해 “다른 분야에서도 상당수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본안 소송에서 공정위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