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국가표준·보험체계 정비 주문

국회에서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로봇 등 피지컬 AI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와 인증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로봇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관련 안전기준과 인증·보험제도는 여전히 기존 산업용 로봇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기술이 없어서 밖에 못 나가는 게 아니다. 기술은 이미 있는데 인증기준이 없어서 못 나가는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우선 실외이동로봇의 운행안전인증 기준이 바퀴형 로봇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바퀴형 배달로봇은 인증을 거쳐 보도를 다닐 수 있지만 2족·4족 보행로봇은 계단 이동이나 자세 복원 등 고유한 기술적 특성을 평가할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바퀴형 기준에 보행로봇을 억지로 끼워 맞출 게 아니라 동적 보행 안정성, 자세 복원력, 전도 시 안전성 등을 반영한 별도의 운행안전인증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현장의 안전규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 의원은 기존 산업용 로봇에 적용되는 높이 1.8m 이상의 안전펜스 설치 규정을 거론하며 “사람과 같이 일하라고 만든 휴머노이드를 펜스 안에 가둬놓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전을 풀자는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기술에 맞는 새로운 안전기준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협의해 자율이동형 휴머노이드에 적합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표준과 인증체계 정비도 주문했다. 정 의원은 국내 지능형로봇 KS 인증 대상이 6개 품목에 불과하고 휴머노이드 완제품에 대한 별도 국가표준도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올해 3월 휴머노이드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6대 국가표준 체계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로봇 경쟁은 제품만 먼저 만든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표준을 먼저 만든 나라가 시장의 규칙을 만들게 된다”며 “이대로 가면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표준 경쟁에서 먼저 뒤처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로봇 전용 보험제도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행 실외이동로봇 책임보험은 제3자 피해 배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로봇 본체 파손이나 AI 오작동, 해킹 등 다양한 위험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우리는 로봇을 굴리려면 보험부터 의무적으로 가입하라고 하면서, 정작 시장에 맞는 보험상품과 지원체계는 충분히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피지컬AI 전용 보험상품 확대와 초기 도입 기업의 보험료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