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채 매도 여파 이탈리아 채권시장 압박
ECB 총재 “채권금리 상승, 유로존 성장 제약”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마와 밀라노 등 이탈리아 전역에서 이날 물가 급등과 낮은 임금, 부실한 공공서비스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밀라노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루가스가 도심에 퍼졌고 토리노와 볼로냐에서도 긴장이 고조됐다. 전날에는 프랑스 학생 시위에 동조한 이탈리아 청소년들이 교원 충원과 학교 시설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탈리아 최대 노조 CGIL은 다음 달 20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벨기에에서도 공공부채 감축을 위한 교육예산 삭감과 열악한 학교 환경에 반발하는 학생 시위가 이어졌다. 브뤼셀과 리에주에서는 고물가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고 일부 과격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동원했다. 브뤼셀에서는 대학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도 수주째 계속되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도 생활비와 주택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리스본과 포르투에서 벌어졌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주택 가격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해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스페인에서도 지난달 87세 노인의 강제 퇴거 사건을 계기로 주택난 항의 시위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으로 번졌다. 주거비 부담과 주택난이 정국을 흔들며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
교육·생활비·주거 문제라는 공통된 불만이 프랑스 시위를 계기로 유럽 각지에서 분출하는 양상이다. 알베르토 알레만노 파리정치대 교수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프랑스가 시위의 진원지이며 주변국으로 번지는 조짐이 있다”면서 “교육 재정 부족과 치솟는 생활비, 청년층의 불안한 미래가 유럽 각국에서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리의 불만과 함께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도 주변국으로 번졌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연 4.7%까지 올라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독일 국채와의 금리 격차는 1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탈리아의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재정 우려도 채권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최근 국채 매도세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고 경제 성장이 제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