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 더 싸지도 않다는데⋯삼성ㆍSK 위협하는 진짜 이유 [메모리 패권, 가격전쟁의 서막]

입력 2026-10-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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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에 중국 메모리 가격도 동반 상승
범용 D램 시장 경쟁 심화에 수익성 방어 중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중국산 메모리가 한국산보다 무조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최근 공급 부족으로 일부 중국산 메모리 가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을 웃도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가 당장 저가 공세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최근 D램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CXMT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폭증하고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최대 549억위안(약 11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수요 급증에 힘입어 가격을 인상하면서 일부 제품은 한국 경쟁사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상황도 나타났다. 중국 내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 등이 가격 상승에 불만을 제기했으며, 관련 문제를 중국 당국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성장한 중국 기업들이 오히려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현지 고객사와 갈등을 빚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중국 업체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국내 업체들은 첨단 D램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특히 고성능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은 단순한 D램 생산능력뿐 아니라 적층과 패키징 기술, 고객사 인증 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럼에도 중국의 추격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메모리 제품별 경쟁 구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AI용 HBM과 첨단 서버용 D램은 기술 장벽이 높지만, 일반 PC와 보급형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범용 메모리는 상대적으로 대체 가능성이 크다.

중국 업체가 범용 D램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경우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더라도 기존 업체들의 판매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고부가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고부가 제품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더라도 범용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메모리 사업 전반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중국산 메모리 업체들이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 격차를 줄이면서 수율과 생산성을 개선한다면 대규모 설비투자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설 여지가 생긴다. 국내 메모리 업체들로서는 고부가 제품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범용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된 셈이다.

중국 메모리의 위협은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저렴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데 있지 않다. 향후 공급 확대와 공정 기술 개선이 맞물리면 기존 업체들이 누려온 가격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기술 격차를 유지하더라도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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