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 입구서 "사과하라"…추미애 조문 뒤 사과, 방송 영상과 도 자료 달랐다

입력 2026-10-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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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바라시니까" 방송 영상엔 있고, 도 게시문엔 없다…”전달이 됐다면"은 "전달 되어"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고(故) 김진석 부천소방서 소방위의 빈소 앞에서 "사과하라"는 외침과 마주했다. 조문을 마친 추 지사는 취재진 앞에서 '소방재정 빨대' 발언을 사과했다. 그러나 방송 카메라에 담긴 그 말은 같은 날 오후 5시 13분 도가 게시한 자료 속 문장과 달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

1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오후 2시께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추 지사는 검은 정장 차림에 굳은 표정이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빈소 입구에서 퇴직 소방관과 일부 소방노조 관계자 등이 추 지사를 가로막고 "사퇴하라",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추 지사는 말을 아낀 채 빈소로 들어가 유족과 5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오전에 올린 페이스북 추모글에는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도 관계자는 사과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날은 조문이 목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추 지사는 먼저 고인을 기렸다. "마지막까지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 화재 현장에 달려가신 소방관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유족과 나눈 대화를 묻는 질문에는 장인이 "시스템이 잘 가동되고 있는지 또 이런 고귀한 희생으로 이 사고가 끝나서 되겠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헌신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안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또 행정적인 집중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대화는 도 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재정 빨대' 발언을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방송사 현장 영상에 담긴 발언이다.

"이 자리를 빌려서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이 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립니다. 제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도뉴스포털에 게시된 보도자료는 같은 대목을 따옴표로 인용해 "이 자리를 빌려서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로 실었다. 어미를 빼면 달라진 곳은 두 군데다. '전달이 됐다면'은 '전달되어'로 바뀌었고, '사과를 바라시니까'는 실리지 않았다.

도 자료는 발언의 일부를 옮긴 것으로 전문이 아니다. 문구가 달라진 이유는 자료에 적혀 있지 않다.

16일 화재 현장에서 질문을 받지 않은 이유를 밝힌 대목도 어긋난다. 그날 같은 질문에 "그런 얘기 하지 마시죠"라고 답했던 추 지사는 이날 "어제도 화재 현장에서 사과 발언을 요구하셨지만 이 자리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묻지 말아달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도 자료에는 "사과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취재진에게 묻지 말아달라고 했던 것"으로 적혔다. 현장 발언에서 부적절하다고 한 것은 '이 자리'이고, 도 자료에서는 '사과 발언'이다.

추 지사는 "구조적인 재정의 문제를 말씀드리다가 나온 표현상의 실수인 것은 저도 인정을 합니다"라며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문제의 표현은 13일 국정감사에서 소방예산의 국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추 지사는 경기도 소방 인건비가 1조1000억 원 정도인데 정부 지원은 약 800억 원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고,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는 당 대표로서 찬성하고 법안을 발의했다고도 말했다. 모두 추 지사가 밝힌 내용이다. 국정감사 발언 이후 나흘 만의 직접 사과다.

△여야 "사과하러 간 것입니까, 변명하러 간 것입니까"·”당을 대신해 사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과를 바라시니까'를 문제 삼아 "사과하러 간 것입니까, 변명하러 간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가 아니라 등 떠밀려 마지못해 내뱉은 사과라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애도말씀에서 "당을 대신해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양당 추모 논평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17일 논평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의 안전이 곧 도민의 안전입니다"라며 장례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유가족 지원과 국가유공자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살피겠다고 했다. 소방장비 현대화, 근무환경 개선, 처우 향상, 안전대책 강화 등 정책적·재정적 지원도 약속했다. 이 논평에는 추 지사의 발언이나 진압 과정에 대한 언급이 없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에서 "경기도와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초동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의 안전 확보에 소홀함은 없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직 전환 뒤에도 예산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를 들어 국고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김 소방위의 장례는 추 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20여명 규모의 장례위원회가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른다.

추 지사는 현장에서 "이후에 유족 지원이나 이런 것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은 같은 날 오전 9시 30분 부천시체육관에서 열린다. 영결식에서는 1계급 특진(소방장→소방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되고, 고인은 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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