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韓 경제, AI 호황 지속성이 가를 것…‘97년 위기 교훈’은 우리 DNA”

입력 2026-10-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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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지정학 교차로 선 韓, 물가 압력은 가중…2% 물가 향해 통화정책 집중” 금융취약성지수 46… “버블 터진 뒤 대응하면 늦어” 선제조치 강조

▲신현송 총재가 14일 태국 방콕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와 연계된 CNN ‘글로벌 퍼스펙티브(Global Perspectives)’ 패널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IMF 유튜브 캡쳐)
▲신현송 총재가 14일 태국 방콕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와 연계된 CNN ‘글로벌 퍼스펙티브(Global Perspectives)’ 패널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IMF 유튜브 캡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AI 투자 호황의 지속 여부를 한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반도체와 같은 AI 관련 상품이 세계 무역 성장의 절반 가량을 견인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태국 방콕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글로벌 퍼스펙티브(Global Perspectives)’ 패널토론에 참석한 신현송 총재는 한국이 직면한 대외 환경에 대해 “현재 한국은 가장 중요한 두 가지(AI 대규모 투자 붐과 중동 전쟁) 트렌드의 교차점에 서 있다”고 규정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실물 경제 활동 측면에서 두 요인은 상쇄 효과를 내지만 현재로서는 AI 경제가 중동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을 압도하고 있다고 봤다.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향후 3~4년간 1조 달러 이상 유입되면서 글로벌 무역의 동력이자 궁극적으로 한국의 수출과 실물 경제에 강력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물가와 통화정책 관점으로 보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신 총재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이 두 가지가 결합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짚었다. AI 투자가 촉발한 수요 압력과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공급망·원자재 충격이 물가 상방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K자형 양극화’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신 총재는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내수 부진의 격차, 취약계층을 언급하며 “우리는 뚜렷한 K자형 경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고물가는 소득이 낮은 계층에 가장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중앙은행 관점에서) 물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보다 물가 안정(2% 목표)을 최우선으로 두는 긴축 기조의 당위성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금융안정 리스크와 관련해선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교훈을 소환했다. 신 총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겪은 1990년대 후반의 심각한 위기가 거시금융 안정 접근 방식에 뼈저린 교훈을 남겼으며 이는 우리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미 발생한 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은 너무 늦다”며 금융위기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신 총재는 한국의 금융불안 수준에 대해서도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금융 위기 직전인 1997년 2분기를 100으로 설정한 ‘금융취약성지수(FVI)’를 기준으로 볼 때 현재는 장기 평균 수준인 46 안팎에 위치해 있다”면서 “금융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핵심 책무인 만큼,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지 않도록 해당 지표를 항상 주시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국·자본시장·무역으로 대표되는 경제의 ‘세 다리 의자(three-legged stool)’에 대해 묻는 사회자 질문에 신 총재는 “우리가 그 다리 중 하나”라며 “2%(물가안정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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