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에 멍드는 제조업·중기…KDI “양극화 심화·개편 시급”(종합)

입력 2026-10-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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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근로시간 상한 규제에 고용·매출·생산성 동반 추락

대기업은 유연근무로 충격 흡수⋯박성훈 의원 “산업별·규모별 현실 반영 시급”

▲KDI 비전홀 입구 [사진제공=KDI]
▲KDI 비전홀 입구 [사진제공=KDI]

주 52시간 상한 규제가 제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 매출, 노동생산성을 일제히 위축시키며 기업 성과에 뚜렷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실증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일률적인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산업의 특성과 기업의 규모별 수용 능력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생산 현장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제출받은 ‘인구감소시대의 근로시간 정책’ 연구 자료에 따르면, 근로시간 상한 규제가 기업 성과에 미친 파급효과는 산업군과 기업 규모에 따라 극단적인 양극화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전년도에 수행돼 4분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KDI가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 이후 산업 및 규모별 변화를 면밀히 추적한 결과, 제조업과 중소규모 사업체에서 부작용이 집중적으로 관측됐다. 납기 준수와 주문량 변동이 잦은 제조업과 인력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법정 근로시간 한도에 묶여 필요한 노동투입량을 탄력적으로 조율하지 못하면서 고용과 매출액은 물론 노동생산성 지표까지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자본 여력이 뒷받침되는 대규모 사업체나 업무 성격상 시차 출퇴근 등이 용이한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규제 충격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탄력근무제나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설비 및 자동화 투자를 선제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대응했다. 그 결과 기업 성과 전반이 훼손되지 않은 채 연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이 같은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행 근로시간 규제 체계의 대대적인 전환을 제언했다.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주 단위 상한 규제를 유지하기보다는 노사 간 자율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유연근무제 확산과 운영을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유도하는 동시에 하락하는 노동생산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정책적 조합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성훈 의원은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가 모든 현장에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을 통해서도 명백히 확인됐다”며 “인력과 자본 여력이 취약한 중소 제조업체에만 피해가 집중되는 구조적 모순을 방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고충을 외면한 경직된 규제를 걷어내고, 산업별 특성과 기업 규모의 현실을 온전히 반영한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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