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탄핵 당시 ‘尹 방어권 권고’ 사과⋯1년 8개월 만

입력 2026-10-1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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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옹호’ 비판 속 사과⋯"과거 의결 폐기는 안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7차 전원위원회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7차 전원위원회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의결한 ‘방어권 보장 권고’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과거 의결을 폐기하는 내용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인권위는 12일 제17차 전원위원회에서 ‘2025년 2월 10일자 전원위원회 의결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의결의 건’을 수정 의결했다. 당시 의결의 폐기는 제외하고, 반성과 기관 명의의 사과만 의결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6명, 반대 4명이었다.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김민문정 비상임위원이 찬성했다. 김학자 상임위원과 강정혜·한석훈·김용직 비상임위원은 반대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기권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2월 10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권고를 의결했다. 이후 인권위가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이날 “인권위는 내부로부터는 인권 옹호자로서 자긍심에 손상을 입었다는 자조를, 외부로부터는 ‘내란옹호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안건은 “당시 의결이 국가인권기구의 본래 책무에 부합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이를 더 이상 국가인권위원회의 공식 입장으로 유지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기관 의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라미 비상임위원은 과거 결정문에 탄핵에 반대하는 측 주장만 담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측 주장을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됐고, 윤석열을 방어하기 위한 논리를 그대로 사실상 담고 있다는 평가를 피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반대 위원들은 지난해 권고가 적법절차를 보장하라는 보편적 내용이었다고 반박했다. 한석훈 비상임위원은 이번 안건이 오히려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가 나지 않은 인권위 직원 승진 인사와 관련해서는 “정치권이 인권위 결정 내용을 문제 삼고 직원들의 인사를 미루는 것이야말로 인권위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권고에 반대했지만 이번 사과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진 김용직 비상임위원은 “현재 위원회가 과거 의결에 내란 비호라는 범죄적 의미를 부여하고 기관 명의로 사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기관 명의 사과는 헌법상 자기 책임 원칙과 양심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표결 직전 “인권위 결정은 계엄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한 것에 아쉬움과 진의에 대한 오해와 논란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이번 안건에 별도 의견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2024년 9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임명을 통해 취임했다. 이후 시민사회에서는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퀴어문화축제 불참 등 안 위원장의 행보를 비판해왔다. 인권위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인권위 과장급 간부 6명은 올해 7월까지 잇따라 보직을 반납했고, 사무처 30개 부서도 안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시민단체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예고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과 직원에 대한 부당 지시 의혹을 제기하며 직무유기·직권남용 여부를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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