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반도체 생산능력 서둘러 키워야⋯미ㆍ중 증설 경쟁”

입력 2026-10-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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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점유율 하락 우려
중국에 80조원 투자⋯상하이 AI 연구센터 추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 행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 행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확산으로 커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려면 생산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중국 업체들이 증설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늦추면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뒤 “중국 업체들이나 마이크론이 더 빠르게 생산능력을 늘리면 우리 점유율은 줄어든다”며 “우리도 최대한 빠르게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요가 큰 만큼 전남광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공장 증설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일본 등 해외 증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앞서 9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찾은 자리에서도 “수요가 계속 늘면 용인 클러스터와 별도로 추가 공장을 지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산업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YMTC)가 각각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생산능력을 키우며 한국 기업을 추격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투자 제한 움직임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존 물레나르 위원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거론하며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 최 회장은 “별로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의 성장을 막기 위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접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CXMT와 YMTC가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면 그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물레나르 위원장은 최근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투자가 미국의 핵심 공급망을 중국의 압박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ㆍ다롄 공장을 사례로 들었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SK가 반도체와 배터리, 석유화학 분야 등을 중심으로 35년간 중국에 약 600억달러(약 80조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 “SK가 상하이에 AI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바이오의약 등을 연구 분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하이가 AI 혁신 거점으로 성장하려면 규제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불명확한 규제가 기업 활동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규제자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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