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작전 가세 검토⋯신속 결정”
전쟁 반대 여론ㆍ요격미사일 고갈에 개입 부담
항공 차질에 이달 말 리야드 FII 안전 우려 확대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후티의 공격으로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최소 12명이 숨지고 30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사우디인 네 명과 미국인 한 명 등이 포함됐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에서 10여 년 만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으로 평가된다.
킹칼리드 공항은 지난주에만 세 차례 공격받았다. 7일 공격에서는 수단인 한 명이 숨졌고, 8일에는 공항 시설과 사우디아항공 항공기를 겨냥한 공격으로 사우디인 세 명이 사망했다. 10일 공격까지 포함하면 불과 나흘 사이 공항에서만 16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이번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대응을 예고했다.
양측의 충돌은 이란전쟁의 불길이 예멘으로 번지면서 격화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사이 후티가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에서 세력을 확대하자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은 이달 탈환 작전에 나섰다. 사우디는 정부군의 지상전을 강도 높은 공습으로 지원하면서 2022년 휴전 이후 사실상 멈췄던 예멘 내 직접 군사개입을 다시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직접 개입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의 후티 공격에 미국이 가세할 것인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검토한 뒤 매우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사우디에 정보·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접 전투 참여에는 선을 그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후티 반군과 사우디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시장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중동지역의 더 많은 국가를 전쟁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이 또 다른 전선을 여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8일 “내달 3일 중간선거 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전쟁 장기화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악화했다. AP통신이 지난달 24~28일 미국 성인 2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69%는 이란전쟁이 “싸울 가치가 없었다”고 답했다. 미군의 인명 피해도 늘었다. 미 국방부는 이란전쟁 관련 미군 사망자 공식 집계를 기존 19명에서 21명으로 수정했다. 비전투 사망자 두 명이 추가된 데 따른 것으로 부상자는 최소 865명에 달한다.
군사적 여력도 넉넉하지 않다. CNN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8월 시점에 이란전쟁 전 보유한 사드(THAAD) 요격미사일의 약 80%,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약 절반을 소진했다. 사우디 역시 반복되는 후티 미사일ㆍ드론 공격으로 요격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주변국과 서방에 방공 지원을 요청했다. 튀르키예는 방공체계와 드론 운용, 군수 등에서 지원에 나섰다.
공항 운항 중단과 항공편 우회, 각국의 여행경보 강화까지 겹치면서 사우디가 공들이고 있는 관광ㆍ투자 유치 전략에도 부담이 커졌다. 당장 이달 말 리야드에서는 글로벌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개최가 예정된 가운데 회의를 둘러싼 안전 우려가 고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