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부르고 안나와도 그만…국감 증인 10년 성적표 [국감 증인 정치학③]

입력 2026-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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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철회된 증인 50명, 대부분 기업인
10년 채택 458명 중 127명 증인석 비워
최다 소환은 임병용·애플코리아 대표 각 4회
불출석 사유서엔 해외 출장·수사가 단골로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국회가 최근 10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고도 증인석에 세우지 못한 인원이 정무위원회에서만 127명으로 나타났다. 채택 인원의 27.7%, 10명 중 약 3명꼴이다. 기업인을 일단 증인으로 부른 뒤 철회하거나, 증인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서 국감 증인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본지가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2016~2025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10개년 보고서가 모두 남아 있는 정무위 기준 채택 458명 중 78명(17.0%)이 의결 뒤 철회됐고 49명(10.7%)은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여러 차례 요구받은 사람은 1명으로 계산하고 한 번이라도 나온 사람은 출석자로 분류했다.

철회는 기업인에 집중됐다. 최근 4년 정무위에서 철회된 50명은 대부분 기업인이었다. 지난해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등 10명이 명단에서 빠졌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지난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의 철회가 기록됐다.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를 경쟁적으로 증인 명단에 올렸다가 국감 직전 철회하는 관행을 두고는 현안 검증보다 정치적 압박을 위한 ‘망신주기식 소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채택 이후 여야 간사 협의로 철회될 경우 그 과정과 구체적인 사유가 제대로 남지 않아 누구를 왜 불렀고 다시 뺐는지 사후 검증하기 어렵다.

기업인을 많이 불러도 충분한 검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감에 출석한 기업인 증인은 16대 국회 연평균 57.5명에서 19대 국회 124명으로 2.1배 늘었다. 반면 증인 1인당 질의시간은 30.6분에서 17.4분으로 줄었다.

반대로 국회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해 정무위의 두 차례 요구에 모두 응하지 않았고 신현성 전 차이홀드코 총괄도 2022년 두 차례 요구에 나오지 않았다. 2019년 농해수위에서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문제로 채택된 삼성전자·포스코·한화·GS·이마트 경영진 5명이 전원 불출석했다.

불출석 사유로는 해외 일정이 자주 등장했다. 지난해 정무위에 제출된 불출석 사유서 4건은 모두 해외 출장·거주였다. 수사·재판도 단골 사유다. 2022년 신 전 총괄은 테라·루나 사태 관련 검찰 수사를 이유로 들었다.

불출석과 위증은 고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무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올해 2월 지난해 불출석한 이종근 명륜당 대표와 김형산 더스윙 대표, 위증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7명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의원들은 위원장이 고발을 거부하면 재적위원 과반수 연서로 고발할 수 있도록 국회증언감정법이 개정된 뒤 첫 사례라며 “막대한 부당 이득을 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위증은 엄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현안의 핵심 당사자를 불러 책임을 묻는 국감 본연의 기능은 살리면서도 ‘일단 부르고 보는’ 기업인 소환과 막판 철회, 정당한 이유 없는 불출석을 함께 줄일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인 채택 기준을 명확히 하고 철회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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