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람 보는 실력 형편없음 고백'…김지용 검사장 발탁 경위 공개

입력 2026-10-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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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개청날 밤 '내 발탁, 신뢰 근거 삼지 말라'…검증은 국회로

중대범죄수사청이 초대 청장 없이 문을 연 날 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발탁했던 2020년 인사 경위를 직접 꺼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 재임 때 검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친윤 검사' 비판을 반박하자, 발탁 당사자가 당시의 판단과 이후의 평가를 함께 공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2020년 검사장 발탁 경위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추 지사는 “제가 검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거꾸로 그를 신뢰하는 근거로 삼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2020년 검사장 발탁 경위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추 지사는 “제가 검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거꾸로 그를 신뢰하는 근거로 삼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3일 이투데이 취재와 추 지사의 페이스북 글을 종합하면 추 지사는 2일 밤 "저의 사람보는 실력이 형편없음을 고백하고 가슴을 칩니다"라며 "제가 검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거꾸로 그를 신뢰하는 근거로 삼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중수청은 이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에서 개청식을 열었지만, 초대 청장이 임명되지 않아 전종민 차장 직무대행 체제로 출발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도 같은 날 국회에 접수됐다.

△"차관 추천 믿고 의심 없이 발탁"…6년 전 인사 과정

추 지사가 이번 글에서 전면에 꺼낸 것은 김 후보자의 검사장 승진 과정이다. 추 지사는 법무부 장관 시절을 '장관'과 '차관'이라는 3인칭으로 풀어냈다.

추 지사는 "당시 대통령은 차관 제청권이 장관에게 없음에도 장관의 의사를 존중해 주었다"며 "장관은 검찰국장과 상의를 한 후 당시 동부지검장을 차관 후보감으로 상신했고 그대로 낙점되었다"고 썼다.

이어 "8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그동안 꽃보직을 독점해 온 특수통을 혁파하겠다는 장관에게 차관은 자신이 믿는 후배 검사라며 형사부 출신 김지용을 추천했다"며 "장관은 차관을 신뢰했기에 그가 추천한 김지용을 의심 없이 검사장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020년 8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맡았다.

△석 달 뒤 검사장급 17명 성명…추미애 평가 바뀐 지점

추 지사가 판단이 달라진 계기로 꼽은 것은 같은 해 11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국면이다.

추 지사는 "석 달 후 감찰을 통해 비리가 드러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하자 내내 같이 분개하며 이 정도 사태라면 검찰총장 스스로 사퇴하는 게 도리라고 하던 차관이 갑자기 사표를 냈다"며 "그리고 징계가 부당하다는 집단항명에 김지용도 이름을 올렸다"고 썼다.

2020년 11월26일 지검장 15명과 고검 차장검사 2명 등 검사장급 17명은 윤 당시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재고해 달라는 연대 성명을 냈다. 서울고검 차장검사였던 김 후보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다수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이 성명을 두고 "그들은 나란히 검찰주의자의 본색을 드러내고 국민을 배신하고 정의에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친윤·반윤이 본질 아니다"…쟁점을 '신뢰'로

추 지사는 논쟁의 초점을 친윤 여부에서 공직자의 신뢰 문제로 옮겼다.

추 지사는 "친윤인가 반윤인가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을 돌릴 수 있는 자를 개혁의 사명을 띠고 출범하는 배의 선장으로 왜 중용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더구나 내란으로 국헌을 흔든 검찰세력이 온전히 수사되지도 않고 있는 때에 내란극복을 해내야 하는 중수청의 수장으로는 전혀 적임자가 아닌 것"이라고 했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밀정'·'맛집' 이어 '발탁 경위'까지

추 지사의 반대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9월7일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으로 제청한 뒤 이어져 왔다.

추 지사는 9월16일 김 후보자를 '밀정'에 빗대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2020년 채널A 사건 당시 한동훈 전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무산된 과정을 문제 삼으며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끌어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옹호한 다음날인 1일에는 "맛집이라기에 추천받아 찾아갔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위생은 엉망이었고 직원들도 불친절했다"며 "직접 경험을 해본 사람이 경계해야 할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적었다. 2일 글에서는 비유를 걷어내고 발탁 당시의 내부 과정을 꺼냈다.

△김지용 "특정인과 가깝지 않아"…청와대 "검증 결과 동일"

김 후보자와 청와대의 판단은 다르다. 김 후보자는 9월14일 취재진에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다"며 "특정인과 가깝다고 분류되거나 특정인과 가깝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는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재검증을 지시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9월 17일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에서 기소에 반대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친인척 사건의 불기소 처분은 부당하다고 보고 재수사를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9월 30일 SNS에서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으로 발탁 승진"시킨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허위임을 알면서도 흠집을 내고 공격하기 위해 하는 억지 주장이라면 비판이 아닌 비방이고 국정 조언이 아닌 국정 방해"라고 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일 "추가 검증 결과 당초의 검증 결과와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권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께서 충분히 설명했으니 이제 그만 하시라"고 했다. 반면 김용민 의원은 "중수청 초대 청장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반대해왔던 인물"이라고 했다.

△청문 시계 20일…추미애 "풀리지 않는 의문"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요청안 접수 뒤 20일 안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마쳐야 한다.

이 대통령은 "국회 청문회를 거친 후에 최종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지사는 6년 전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추 지사는 2일 글을 "그것이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라는 문장으로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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