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중대 불법전용 4대 유형 제시…이장들, 구체적 기준·충분한 유예기간 요청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농촌의 관행적 위반사항은 처분 대상이 아니며, 특별법을 통해 정상화·양성화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투기나 중대한 불법 전용으로 보는 네 가지 유형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농업인들의 처분 우려를 해소하는 데 나섰다.
송 장관은 30일 전북 남원시청에서 마을 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한 현장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번 간담회는 마을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궁금증을 직접 듣고, 조사의 취지와 조사 이후 조치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투기와 실수요를 구분하는 기준이 불분명하고, 관행적 임대차까지 불법으로 판단해 농지 소유자와 임차농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지 취득 방식과 지역, 이용 실태, 실제 영농 여부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투기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공무원이 소유자의 주관적 의도를 임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며, 처분명령 확정 전에는 소유자에게 소명 기회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계약서 없이 이웃에게 농지를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임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농지법상 임대 허용 사유에 해당하면 구두 계약도 적법하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투기와 무관한 관행적 임대차는 정상화·양성화를 추진하고, 개인 간 서면 임대차계약이나 농지은행 임대 위탁을 통해 정식 계약을 맺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소유자는 합법적으로 농지를 임대하고 임차농은 안정적으로 농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송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번 조사의 목적이 농업인 적발·처분이 아니라 농지의 소유·이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현실에 맞는 농지 관리와 제도 개선에 활용하는 데 있다고 거듭 밝혔다.

특히 21일 발표한 조치계획에 따라 농촌 현실에서 발생한 관행적 위반사항은 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충분한 기간 동안 정상화·양성화 기회를 부여할 계획인 만큼 농업인들이 조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이 설명한 투기 또는 중대한 불법 전용 유형은 네 가지다. 우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계획을 제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으로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경우다.
농업법인을 만들어 농지를 취득한 뒤 직접 농사짓지 않고 임대 등 부동산업을 하는 경우도 해당한다. 경매 등의 방식으로 농지 지분만을 공유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마지막은 농업진흥지역에 설치가 제한되는 야영장·야적장 등 비농업용 시설이나 다른 법률에서 금지하는 시설로 농지를 불법 전용하는 경우다. 송 장관은 이들 네 가지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마을 이장들은 농업인들이 조사와 후속 조치 과정에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조치 기준을 구체적으로 안내해달라고 건의했다. 정상화에 필요한 유예기간도 충분히 둬 현장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장관은 “마을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이 바로 마을 이장님들”이라며 “오늘 들려주신 마을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농업인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피고, 농지 제도도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많이 듣고, 제대로 고치고, 농업인 한 분 한 분의 궁금증과 걱정에 성심을 다해 설명드리겠다”며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지를 미래세대에 제대로 물려주는 동시에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