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 사회 1종서 ‘동학농민혁명’ 미수록…안민석 “검정 다시 살펴달라”

입력 2026-09-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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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종 중 1종, 독립협회·만민공동회·대한제국도 미수록…교육부 “출판사 자체 검토”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검정교과서 8종 가운데 1종에 동학농민혁명이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교과서 검정과정 재점검을 요청했다.

해당 교과서에는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대한제국 성립도 실리지 않았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육과정 대강화’에 따라 구체적인 역사 사건의 수록 여부는 집필진이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내용을 출판사에 전달해 수정·보완 여부를 자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검정교과서 1종에 동학농민혁명 등 주요 역사 사건이 수록되지 않은 데 대해 교과서 검정 과정 재점검을 요청했다. 안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이 초·중·고 ‘경기형 근현대사 인정도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페이스북)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검정교과서 1종에 동학농민혁명 등 주요 역사 사건이 수록되지 않은 데 대해 교과서 검정 과정 재점검을 요청했다. 안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이 초·중·고 ‘경기형 근현대사 인정도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페이스북)

1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안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교과서 한 줄이 지워지면, 한 시대가 통째로 사라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정심사가 어떻게 이뤄져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과정을 다시 살펴주기를 관계 당국에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를 손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성찰은 저희부터 하겠다. 역사교육을 더욱 내실 있게 하겠다”고 했다.

△ 8종 가운데 1종만 4개 사건 모두 미수록

사안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검정교과서에서 시작됐다.

경향신문이 8종의 교과서를 비교한 결과 A출판사 교과서에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내용이 수록되지 않았다.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대한제국 성립도 실리지 않았다. 이들 사건이 모두 수록되지 않은 교과서는 8종 가운데 해당 교과서가 유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일부 교과서는 동학농민혁명과 동학농민군의 개혁안을 학습활동으로 다뤘다.

A출판사는 교과서의 서술 방식이 현행 교육과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육과정 자체도 달라졌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성취기준에 정약용·흥선대원군·김옥균·전봉준 등 구체적인 인물과 사회 변화가 제시됐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조선 후기 사회·문화적 변화와 개항기 근대문물 수용과정에서 달라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한다’는 방식으로 성취기준이 바뀌었다. 구체적인 인물과 사건을 일일이 제시하지 않는 ‘교육과정 대강화’가 적용된 것이다.

△ 교육부 “검정결과 존중”…출판사에 내용 전달

교육부도 15일 설명자료를 내고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을 대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초등 사회 역사 영역도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구체적인 역사 사건의 수록 여부는 교과서 집필과정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다만 주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교육의 중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초·중·고 역사체험 확대와 역사심화 탐구동아리 운영, 역사수업 지원자료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과서 내용은 통상적인 수정·보완 절차에 따라 해당 출판사에 관련 내용을 전달해 자체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해당 교과서에 동학농민혁명 등이 다시 수록되는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 안민석 “덜어낼 자유가 지워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안 교육감은 교육과정 대강화 자체에는 동의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외울 것을 줄이고 수업을 다시 짤 자유를 선생님께 돌려드리자는 뜻”이라며 “저도 그 방향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덜어낼 자유가 지워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 교육감은 동학농민혁명이 법률과 국가기념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통해 기념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행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동학농민혁명을 봉건체제를 개혁하고 일제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활동으로 규정하고 참여자의 정신 계승과 명예회복을 법의 목적으로 두고 있다.

5월11일은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정부는 동학농민군이 관군에 처음 승리한 1894년 황토현 전승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이날을 기념일로 정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185건은 202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이 기록들이 부패한 지배체제와 외세의 개입에 맞서 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요구했던 당시 민중의 활동과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은 ‘경기형 근현대사 인정도서’ 준비

안 교육감은 이번 사안과 함께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역사교육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현재 초·중·고 ‘경기형 근현대사 인정도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지역의 동학 유적과 독립운동의 흔적을 인정도서에 담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안 교육감은 여주 원적산의 해월 최시형 묘와 이천·여주 일대의 동학 흔적 등을 언급했다.

다만 이날 SNS 글에는 인정도서의 대상 학년과 과목, 집필진, 개발 예산, 심의 일정과 학교 적용 시점 등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안 교육감은 “교과서의 한 줄은 한 줄이 아니다. 아이들이 살아보지 못한 한 시대”라며 검정과정 점검과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역사교육 보완을 함께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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