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재정 비상상황’ 선언 근거와 재정운용 전반을 90일간 들여다보는 행정사무조사가 경기도의회에서 추진된다.
최근 수년간 세입·세출 구조와 채무·기금 운용, 세입 전망, 본예산 편성, 계속사업·의무지출 관리까지 조사 대상으로 제시됐다.
특히 42조2420억원 규모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18일 예정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데 이어 재정비상 판단의 근거와 예산편성 과정도 의회 검증 대상으로 제시된 것이다.

1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성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칭 ‘경기도 재정위기 원인 규명 및 재정운용 정상화를 위한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요구안을 준비하는 단계다. 본회의 의결을 거쳐 조사위원회가 구성됐거나 실제 행정사무조사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
△ 비상선언 근거부터 세입·채무까지
요구안은 경기도가 8월 5일 선포한 재정 비상상황이 실제 재정·결산자료에 부합하는지 의회 차원에서 확인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조사대상으로는 △재정비상선언의 근거와 의사결정 과정 △최근 수년간 세입·세출 구조 △채무·기금운용 △세입전망의 적정성 △본예산 편성 △계속사업·의무지출 관리 등이 제시됐다.
집행부가 재정위기 원인으로 제시한 지방채 발행과 기금활용이 실제 재정자료와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세입추계와 세출편성 과정에 판단 오류나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본예산에 일부 필수·민생사업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이유도 조사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조사위원회는 20명 이내로 구성해 위원회 구성일부터 90일 동안 활동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른 행정사무조사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실시되면 자료 제출과 관계 공무원 등의 출석·증언을 요구할 수 있다.
△ 비상선언 때 7700억원…제출안은 5465억원 구조조정
경기도는 8월 5일 재정상태를 ‘비상상황’으로 공식 선언하면서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출 구조조정과 낭비성 예산 차단, 세입구조 개선도 비상조치에 포함했다.
8월 19일 도의회에 제출한 제2회 추경안은 42조2420억 원 규모다. 도는 지방세가 기존 전망보다 3000억 원 덜 걷힐 것으로 보고 기존 사업 5465억 원을 구조조정했다. 제1회 추경 41조6799억 원보다 전체 예산은 5621억 원 늘었다.
도는 구조조정한 재원을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등 본예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생계·돌봄·안전·복지·의료 분야에 다시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채 추가 발행은 하지 않았다.
추경 편성 과정에서는 7733억원대 감액안도 검토됐으나 최종 제출안에 반영된 세출 구조조정액은 5465억원으로 축소됐다. 주요 언론도 당초 검토안과 최종안 사이에 약 2268억원의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제39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는 조례안 등 145건을 처리한 뒤 낮 12시50분께 회의가 중지됐다. 도와 도의회가 감액 사업 복원과 미편성 사업 반영 범위를 놓고 합의하지 못하면서 추경안 처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 2027년엔 미래대응기금…교부세 산식 변화 논의
도의회에서는 올해 추경과 별도로 2027년 지방재정제도 변화도 논의됐다.
김태희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 미래대응기금과 지방재정, 쟁점과 해결방향’ 세미나에 경기도의회 대표 토론자로 참석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이 지방교부세와 재정분권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는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안이 담겼다. 최근 10년 내국세 증가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 세수 등을 기금에 적립해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활용하는 구조다. 지방계정에는 15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정부안대로라면 지방교부세 산정 때 미래대응기금으로 이전되는 금액을 제외한 내국세를 기준으로 정률분 교부세를 계산한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이 방식으로 편성된 정률분 교부세는 기존 산식을 적용할 경우보다 약 30조5000억원 적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미래대응기금 전출이 없을 경우와 정부안을 적용할 경우를 비교해 2027년 전국 보통교부세에 약 29조60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추계했다. 이는 올해보다 보통교부세가 29조6000억원 줄어든다는 뜻도, 경기도가 29조6000억원을 받지 못한다는 뜻도 아니다. 미래대응기금 전출 여부에 따른 전국 단위 비교치다.
경기도는 현재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다. 따라서 미래대응기금 도입에 따른 경기도 본청의 직접적인 보통교부세 감소액으로 이 수치를 연결할 수 없다. 경기도내 시·군의 교부세 변화와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의 지역별 배분 규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경기도의회도 도의 재정 여건을 설명하면서 경기도의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 구조를 제도개선 대상으로 제시해왔다.
정부가 편성한 2027년 전체 지방교부세는 77조1899억원이다. 정부는 교부세 산식 변경과 별도로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을 통해 지역사업과 지방재원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과 관련한 교통·산업·용수 기반시설에 경기도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미래대응기금 배분 과정에서 국가전략산업 기여도와 기반시설 투자수요, 광역단위 재정조정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행정사무조사는 본회의 의결 전 추진 단계다. 미래대응기금을 포함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은 국회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18일 처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경기도 제2회 추경안도 도와 도의회가 추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