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조 국방예산·139조 수주잔고 ‘쌍끌이’…K-방산, ‘자주포’ 넘어 ‘방공·레이저·우주’로 퀀텀점프

입력 2026-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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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국방예산 73.2조 사상 첫 돌파…방위력개선비 22.7조 투입해 KF-21·L-SAM 조기 전력화
글로벌 공급 병목 속 ‘압도적 납기’ 증명…천궁-II 12조 중동 벨트·‘발사비용 2000원’ 레이저 천광 개화

(출처=IBK투자증권)
(출처=IBK투자증권)

국내 방위산업이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전 세계적 재무장 기조와 정부의 역대 최대 규모 국방예산 편성에 힘입어 구조적 슈퍼사이클의 2막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냉전 종식 이후 서방권의 군수 생산기반 축소로 빚어진 공급 병목 속에서 K9 자주포와 K2 전차로 유럽 시장을 선점한 K-방산은 다연장로켓(천무), 보병전투장갑차(레드백), 첨단 다층 방공망(천궁-II·L-SAM),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KF-21), 지향성에너지무기인 레이저 대공체계(천광), 우주 정찰·통신 인프라로 수출 전선을 급격히 넓히고 있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2027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방비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73조2777억원으로 편성돼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무기 획득과 연구개발(R&D)에 투입되는 방위력개선비는 13.8% 늘어난 22조7112억원으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위력개선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및 자주국방 예산’으로 전년 대비 34.9% 급증한 12조2000억원이 배정됐다”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 예산이 올해 1.4조원에서 3.3조원으로 2.4배 증가했고,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하는 Block-2 예산이 신규 편성되면서 생산 일정이 2035년까지 밀릴 수 있다는 시장 우려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의 조기 전력화와 함께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전력화 시기가 2031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앞당겨졌다”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시계가 빨라지면서 기존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II 수출국을 대상으로 한 다층 방공망 패키지 수출 논의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드론 및 대(對)드론 역량 강화 예산도 8061억원으로 확대됐다”며 “대한항공과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한화시스템이 참여하는 중고도 정찰 무인항공기(MUAV, KUS-FS) 양산에 2027~2028년에 걸쳐 98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과 중동의 안보 위기 속에 축적된 방산업계의 일감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주요 5대 방산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LIG D&A·현대로템·한화시스템)의 합산 수주잔고는 138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0.0조원으로 2025년 매출 대비 6.6배의 일감을 확보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 25.8조원(7.0배), LIG D&A 24.6조원(5.7배), 현대로템 9.8조원(3.1배), 한화시스템(방산) 8.5조원(3.5배) 순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방산의 수출은 기존 고객의 재구매와 기종 간 교차판매가 본격화되는 질적 도약기에 진입했다”며 “K9 자주포를 운용 중인 에스토니아와 노르웨이가 천무 다연장로켓을 연이어 도입했고, 지난 10일 크로아티아가 4억1000만유로(약 6400억원) 규모의 천무 18문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럽 내 천무 운용국은 4개국으로 늘어났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K9은 스페인 인드라 시스템즈와의 계약으로 서유럽 주요국 시장까지 뚫어냈고, 현대로템의 폴란드 K2 2차 실행계약 역시 국내 생산분(K2GF 116대)과 현지 조립분(K2PL 61대) 생산이 본격화됐다”며 “플랫폼 완제품 수출이 현지 생산과 장기 군수지원(MRO)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하반기부터 주요 방산기업의 수출 믹스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률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래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드론·대드론 방공 분야에서는 레이저 무기가 독보적인 경제성을 앞세워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론 확산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백만 원짜리 드론을 잡기 위해 수억원대 미사일을 소모하지 않는 ‘저비용 요격체계’ 구축”이라며 “한화시스템의 레이저대공무기 ‘천광(Block-I)’은 3~5㎞ 거리의 소형 드론을 수초 만에 무력화할 수 있으며, 1회 발사 비용이 약 2000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2024년 6월 약 1000억원 규모의 Block-I 양산 계약 후 같은 해 12월 전력화를 시작했고, 올해 핵심 부품인 레이저 발진기 국산화를 완료해 출력 50% 개선 및 국산화율 90%를 달성했다”며 “정부의 2027년 예산안에 이동형 Block-II R&D가 신규 반영된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50kW급 장갑차형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2027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 등 중동 국가의 높은 관심과 함께 폴란드 MSPO 전시회를 거치며 유럽·아시아향 수출 협의가 가시화되는 등 해외 시장 선점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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