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년치 과세 가능성…조종사들 “왜 이제 와서” 반발
타 항공사도 유사 수당 비과세…업계 파장 예의주시

국세청이 진에어 조종사들의 이착륙수당을 근로소득으로 보고 과세 방침을 통보하면서 항공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오랜 기간 비과세로 처리해온 수당을 왜 이제 와서 과세 대상으로 삼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같은 방식의 수당을 지급해온 다른 항공사로까지 영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3~6월 진에어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달 21일 국내선·국제선 이착륙수당에 대한 과세 방침을 통보했다.
업계에서 ‘랜딩피’라고도 불리는 이착륙수당은 조종사가 이착륙한 횟수에 따라 지급되는 수당이다. 국세청은 실제 지출한 비용을 보전하는 성격보다는 업무 수행의 대가에 가까운 만큼 근로소득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 측은 이착륙수당이 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체류잡비 성격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진에어뿐 아니라 국내 항공업계 전반에서 오랜 기간 근로소득세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진에어는 현재 과세전적부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금이 정식으로 부과되기 전 과세 판단이 적절한지를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재 과세가 확정되지 않아 이의제기한 상황으로 아직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비과세로 처리해온 수당을 뒤늦게 과세 대상으로 판단한 배경을 놓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과거 지급분에 대한 과세 가능성이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가 각 항공사 조종사 노조에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이다. 과세가 확정되고 과거 지급분까지 적용될 경우 조종사들이 수년치 세금을 한꺼번에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과세 판단이 다른 항공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이착륙수당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성격의 수당을 비과세로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종사 이착륙수당을 비과세로 처리해온 것은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이뤄져 온 부분”이라며 “국세청 판단에 따라 다른 항공사 조종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 소속 조종사 A씨는 “그동안 과세하지 않았던 랜딩피에 갑자기 세금을 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실제 과세가 확정되면 몇 년 치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조종사 처우가 해외 항공사보다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이 생기면 해외 항공사로 이동하려는 인력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종사 B씨도 “이착륙수당은 원래 국내 체재비 성격의 퍼듐을 시간 기준으로 지급해야 할 부분을 항공사가 이착륙 횟수에 따라 수당 형태로 지급해온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비용 보전이 아니라 업무 대가처럼 보이는 구조가 되면서 이번 과세 판단에 걸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진에어 이착륙수당을 과세 대상으로 판단한 구체적인 기준과 이를 다른 항공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할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