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혁명서 AI까지 50년⋯에이서 창업자 “AI는 이제 시작일 뿐”

입력 2026-09-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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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타이 제타바이트 회장 인터뷰
1976년 에이서 공동창업자가 보는 AI의 미래

▲17일 호텔인터불고 원주에서 케네스 타이 제타바이트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17일 호텔인터불고 원주에서 케네스 타이 제타바이트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AI는 50년 전 초기 마이크로프로세서처럼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1976년 스탠 시 창업자와 에이서(Acer)를 공동창업해 PC 혁명을 이끈 케네스 타이 제타바이트(Zettabyte) 회장은 50년이 지난 지금 AI에서 당시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본다. 작은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대만의 PC·반도체 산업을 뒤바꿨듯 AI 역시 이제 변화의 출발점에 섰다는 의미다.

타이 회장은 최근 강원 원주시 호텔인터불고에서 본지와 만나 “당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아주 작은 존재였지만 대만 산업을 실제로 변화시켰다”며 “대만은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PC로 성장했고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기술과 사업이 미국에서 일본을 거쳐 대만으로 넘어왔다는 게 타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런데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장 이후로 대만이 미국과 직접 연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디지털 분야에서 대만에게 기회가 열렸고 대만이 독특한 지위를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이 회장은 PC에서 반도체, 벤처투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에이수스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대만을 대표하는 PC 브랜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1996년에는 실리콘밸리에서 인베스타 캐피털을 설립했으며 2023년 아들 보한 타이,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부사장 출신 데이비드 구와 제타바이트를 만들었다. PC 산업의 태동부터 반도체 산업의 성장까지 지켜본 그가 50년 만에 다시 주목한 기술이 AI다.

타이 회장은 ‘소버린 AI’를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시장으로 본다. 그는 “빅테크를 제외한 국가들 모두가 소버린 AI 시장”이라며 “한국도 포함”이라고 했다. 그는 소버린 AI를 ‘각 국가가 자체 AI와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를 넘어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역량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이 회장은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AI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산업계도 AI 분야 전략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AI 응용·활용 측면에서 대만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뿐 아니라 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타이 회장은 “한국 정부는 NPU 분야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3년 안에 GPU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NPU 데이터센터’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버린 AI 시장 공략을 위해 제타바이트는 구축(Build)·운영(Operate)·훈련(Train)·기술이전(Transfer)을 묶은 ‘BOTT’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하고 현지 인력을 교육한 뒤 운영 역량과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타이 회장은 “우리는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종속성을 줄일 수 있는 대안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기술 이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유연하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AI 인프라의 소프트웨어 표준을 노린다. 타이 회장은 “VMware가 우리의 최종 목표”라며 “언젠가는 모두가 우리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사용하는 위치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제타바이트가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관리하는 고객사의 GPU 인프라는 약 1GW 규모다.

타이 회장은 “매번 기술 곡선, 산업 변화, 인재가 교차하는 접점에 서 있을 수 있었다”며 스스로를 ‘운이 좋은 영업사원’이라고 회상했다. 대만과 함께 50년 산업 혁명의 길을 걸어온 그는 “우리가 지금 보는 것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인프라지만 다음 물결은 AI+로보틱스+제조+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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