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가격 격차 역대 최대…서울은 오히려 좁혀져

입력 2026-09-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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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분위 배율 15.63배 ‘역대 최고’
서울은 7.24배→7.11배로 소폭 하락
강남권 주춤한 사이 외곽 지역 강세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 아파트 단지 모습. (이투데이DB)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 아파트 단지 모습. (이투데이DB)

전국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지방의 저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영향이다. 다만 서울에서는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이 주춤하고 외곽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역 내 가격 격차가 좁혀졌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15.63배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가격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전국 상위 20% 아파트의 8월 평균 매매가격은 14억3700만원으로 7월 14억2653만원보다 1047만원 올랐다. 반면 하위 20% 평균가격은 같은 기간 9205만원에서 9193만원으로 12만원 낮아졌다. 두 가격의 차이는 7월 13억3448만원에서 8월 13억4507만원으로 한 달 새 1059만원 확대됐다. 상위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하위 아파트 15채 이상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전국 5분위 배율은 지난해 6월 13.42배에서 7월 13.63배로 오른 뒤 올해 8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14.45배였던 수치는 올해 5월 15배를 넘어섰다. 이후 6월 15.29배, 7월 15.50배, 8월 15.63배로 매달 최고치를 새로 썼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공급 부족 우려와 추가 상승 기대에 힘입어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지방의 저가 아파트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다. 8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7월보다 0.76% 올랐다. 서울은 1.05%, 경기는 0.71% 상승했다. 비수도권은 0.05% 오르는 데 그쳤고 제주와 충남, 경북 등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방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적체, 지역 경기 부진 등으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양상이 달랐다. 서울의 5분위 배율은 7월 7.24배에서 8월 7.11배로 내려왔다. 상위 20% 평균가격은 7월 30억1652만원에서 8월 30억382만원으로 1270만원 낮아졌다. 하위 20%는 4억1654만원에서 4억2221만원으로 567만원 올랐다.

비거주·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 개편 논의가 이어지면서 강남권에서는 매수세가 위축되고 일부 조정 거래가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은 강북과 서남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

8월 강남구와 서초구의 주택 매매가격은 각각 0.18%, 0.01% 하락했다. 반면 성북구는 1.83%, 노원구는 1.77%, 서대문구는 1.64%, 중랑구는 1.53% 올랐다. 서울의 가격 차이가 줄어든 것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돼서가 아니라 강남권이 주춤한 사이 외곽 지역이 빠르게 오른 결과다.

오름세는 상대적으로 비아파트로도 번지고 있다. 8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은 0.93% 올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진 수요가 빌라 등 비아파트로 이동하고, 재개발 기대가 있는 지역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내부의 가격 차이는 줄었지만,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강남 고가 아파트가 내린 것보다 중저가 주택이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외곽과 비아파트까지 가격이 뛰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서울 진입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강남권은 주춤한 데 비강남권과 비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서울 진입 문턱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 상승은 집값의 하방 압력이지만 서울에 집 한 채를 가지려는 수요와 공급 부족, 높은 분양가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서울 집값은 상승 압력이 더 크고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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