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명품보다 화장품⋯로레알, LVMH 제치고 佛 시총 1위

입력 2026-09-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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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030억유로⋯LVMH 2010억유로
비명품 기업 정상은 2017년 이후 처음
中 침체ㆍ중동전쟁에 명품 소비 직격탄

▲로레알과 LVMH 로고. (AFP연합뉴스)
▲로레알과 LVMH 로고. (AFP연합뉴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프랑스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레알의 시가총액은 약 2030억유로(약 321조원)로 LVMH의 2010억유로를 넘어섰다. 비명품 기업이 거래 종료 기준 프랑스 증시 시총 1위를 차지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로레알 주가는 5% 상승한 반면 LVMH는 35% 급락했다. 이날도 LVMH 주가는 2.3% 떨어지며 유럽 시총 상위 10개 기업 밖으로 밀려났다.

두 회사의 순위 역전에는 ‘립스틱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경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소비자들이 고가 가방이나 의류 대신 화장품과 같은 가격 부담이 작은 사치품으로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을 뜻한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당시 다른 산업은 위축됐지만 립스틱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에서 유래됐다. 비슷한 개념으로 넥타이 효과, 매니큐어 효과 등이 있다. 닉 앤더슨 베렌베르크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값비싼 명품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화장품과 같은 작은 사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명품업계는 중국의 장기 경기침체와 중동전쟁 여파로 최근 3년간 위축됐다. 명품업체들이 가격을 지속해서 올린 탓에 대중 소비자와 명품 사이의 거리도 벌어졌다. 컨설팅업체 베인에 따르면 약 6000만 명의 소비자가 명품 구매를 중단했다.

초고액 자산가의 수요는 비교적 견조하지만 LVMH가 의존해온 중산층과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은 약해졌다. 유럽의 세금 인상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AI에 따른 고용 불안도 명품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LVMH는 코로나19 기간 보복 소비가 확산한 2021년 유럽 시총 1위 기업에 올랐다. 그러나 현재 시총은 유럽 최대 기업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와 노바티스에도 뒤처졌다. LVMH를 지배하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서 자라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에게 유럽 최고 부자 자리를 내줬다. 시장에서는 명품 수요가 단기간에 뚜렷하게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로레알의 프랑스 시총 1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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