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찬 aT 수출식품이사 “한류 사라져도 팔려야…K푸드, 세계인 일상식으로” [K-Food+ 수출 새판 짜기⑤]

입력 2026-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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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관세 혜택을 실제 수출로…원스톱 허브 상담 72%가 비관세장벽
발효식품·축산물·떡볶이 차세대 주자…중동·중남미 집중 공략
현지 매대·재구매율로 정착 평가…신선농산물·국산 원료 활용 식품 수출 강조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가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며 K푸드 수출 확대와 현지 시장 정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지PD)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가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며 K푸드 수출 확대와 현지 시장 정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지PD)

“한류가 사라져도 수출이 지속돼야 합니다. 현지 소비자가 맛과 품질 때문에 우리 제품을 선택해야 진정한 정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 K푸드가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조건을 이렇게 제시했다. 한인 마켓을 넘어 현지 주류 유통망의 정규 매대에 자리 잡고,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다시 구매하는 식품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과제로는 자유무역협정(FTA) 활용과 통관·검역·인증 지원, 수출품목·시장 다변화를 꼽았다. FTA의 관세 혜택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과정의 규제 대응을 지원하면서, 특정 국가와 일부 인기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K푸드+ 수출 목표 160억달러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와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쉽지 않은 도전적 목표”라고 평가했다. 다만 라면·소스·김치 등 가공식품이 하반기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딸기·포도·배 등 신선농산물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aT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도록 하반기 수출 지원을 강화한다. 전 이사는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절 등 대형 소비시즌과 신선농산물의 수출 성수기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시장별 맞춤 지원을 강화해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김치 관세 17.6%→0%…인증·통관 문턱도 넘어야

▲7월 30~3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K푸드페어 행사장 모습.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7월 30~3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K푸드페어 행사장 모습.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단으로는 FTA 활용을 꼽았다. 김치를 유럽연합(EU)에 수출할 때 기본관세는 17.6%지만 한·EU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면 0%가 된다. 협정별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고 이를 서류로 입증하는 것이 전제다.

베트남에 수출할 때는 한·베트남 FTA, 한·아세안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중 기업에 유리한 협정을 선택할 수 있다. aT는 원산지 증명서·확인서 발급과 인증수출자 취득 등을 지원한다.

다만 FTA로 관세 부담을 낮추더라도 수입국이 요구하는 인증과 위생·검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출이 막힐 수 있다. 이런 어려움은 aT가 수출기업의 통관·검역·인증 등 애로를 한 창구에서 상담하는 ‘K푸드 원스톱 수출지원 허브’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8월 개설 이후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온라인 상담 529건 중 72%가 해외인증과 위생·검역 등 비관세장벽에 관한 내용이었다.

홍삼 수출업체들의 중국 통관이 보류됐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중국 수출에 필요한 제조공장 등록을 수출국 정부의 추천 없이 할 수 있었지만, 중국이 정부 추천을 거치도록 등록 요건을 강화하면서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aT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홍삼 수출업체 22곳이 새 요건에 맞춰 등록 절차를 밟도록 지원하면서 수출이 정상화됐다.

전 이사는 EU 포장재 환경규제와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의무화에 대해서도 이 같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에 규제 내용을 알리고, 대응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aT 지원사업과 연계해 해결을 돕겠다는 설명이다.

◇발효식품·축산물·떡볶이…‘제2의 라면’으로 키운다

▲8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Taste of Korea) 2026’에 참석한 소비자가 K푸드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8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Taste of Korea) 2026’에 참석한 소비자가 K푸드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통관 애로를 해소하는 한편 수출을 이끌 품목도 늘린다. 전 이사는 김치·장류 등 발효식품, 한우를 비롯한 축산물, 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을 뜻하는 ‘K스트리트푸드’를 차세대 주자로 꼽았다. 정부와 aT는 올해 144개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NEXT K푸드 프로젝트’를 통해 9대 권역·16대 전략품목군을 맞춤 지원하고 있다.

발효식품은 북미와 중화권을 겨냥한다. 북미에서는 김치 체험행사와 온라인 판촉을 연계하고, 중화권에서는 전통 장류 등을 활용한 요리 수업으로 소비 저변을 넓힌다. 올해 1~7월 북미 김치 수출은 3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11% 늘었다.

한우 등 축산물은 아세안과 중동이 주요 시장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유명 요리사와 연계해 한우를 알리고, 중동에서는 할랄 시장을 공략한다.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떡볶이는 현지 유통망 진입 성과도 내고 있다. 미국의 대형 식품 유통업체 크로거와 떡볶이 입점 계약이 체결됐으며, 호주에서도 떡볶이 등 제품의 수출 계약이 약 100만달러 규모로 성사됐다.

전 이사는 “떡볶이 등 K스트리트푸드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해외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라면에 이은 차세대 글로벌 대표 품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말했다.

◇ 중동·중남미까지…‘재구매하는 K푸드’로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가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며 K푸드 수출 확대와 현지 시장 정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지PD)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가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며 K푸드 수출 확대와 현지 시장 정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지PD)

판로 확대는 중동과 중남미에 우선 집중한다. 중동에서는 할랄 한우와 딸기·샤인머스캣 등으로 프리미엄 수요를 확보하고, 할랄 라면과 떡볶이로 젊은 층의 일상 소비를 넓힌다. 신선농산물을 저온 상태로 보관·운송하는 콜드체인 공동물류 시스템도 시범 도입해 안정적인 공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중남미에서는 라면과 떡볶이가 선봉에 선다. 하반기에는 멕시코 K푸드페어와 브라질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

이 같은 판로 확대의 성과는 수출액뿐 아니라 시장·품목 다변화와 현지화·재구매 지표로 살펴야 한다는 게 전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주류 유통채널 입점률과 현지 소비자의 반복 구매율은 한류 이후를 가르는 핵심”이라며 “현지 주류 유통망의 정규 매대에 자리 잡고 소비자의 상시 구매로 이어질 때 현지시장에 정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확대가 국내 농가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중요하게 봤다. 전 이사는 “농가소득 연계가 높은 신선농산물과 국산 원료가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의 수출 확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농업과 함께 성장하면서 세계인의 일상에 자리 잡는 K푸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K푸드가 세계인의 식탁에 늘 놓여 있는 ‘생활 속의 식품’이 되는 것이 제가 그리는 5년 뒤의 모습”이라며 “오늘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품질과 안전성을 기본으로 K푸드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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