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란계 ‘4중 방역망’ 친다…새 구제역 백신 3200만마리분 비축

입력 2026-09-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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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10월~내년 2월 특별방역…출입 사전등록·무인초소 100곳 추진
해외 야생조류 AI 2배 늘고 새 구제역까지…겨울 가축방역 ‘경고등’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2027년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2027년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정부가 대형 산란계 농장에 차량·인력 사전등록제를 도입해 ‘4중 방역망’을 구축하고, 새로운 구제역 유형에 대비한 백신 3200만마리분을 내년까지 비축한다. 24시간 출입 차량을 감시하는 무인통제초소 설치를 추진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 돼지 혈장단백 사료 검사도 강화한다. 해외 가축전염병 발생 증가와 새로운 전파 가능성에 대응해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6~2027년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ASF의 고위험 농장·지역을 집중 관리한다.

올겨울은 해외 발생 증가와 새로운 전파경로 가능성이 겹치면서 가축전염병 발생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1~8월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발생은 29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32건의 2배를 넘었다. 주로 아프리카 등지에서 발생하던 구제역 SAT1형도 올해 중국에서 2건, 몽골에서 3건 확인됐다.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안성시 한 산란계 농장 출입이 17일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안성시 한 산란계 농장 출입이 17일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병원성 AI 방역은 대형 산란계 농장에 초점을 맞췄다. 2025~2026년 겨울철 국내 농장에서 발생한 62건 가운데 절반인 31건이 산란계 농장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17건은 10만마리 이상을 기르는 대형 농장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지역 거점소독시설에서 농장 입구, 축사로 이어지는 기존 3단계 방역에 출입 사전등록제를 추가해 대형 산란계 농장에 4단계 방역체계를 적용한다. 농장을 자주 드나드는 가축 상하차반이나 백신 접종반은 출입 7일 전에 등록하도록 해 이동 동선과 출입 정보를 관리한다.

대형 산란계 농장과 밀집단지 등에는 무인통제초소 100곳가량 설치를 추진한다. CCTV로 새벽 등 취약 시간대에도 출입 차량을 감시하는 방식이다. 내년에는 출입통제·소독·기록관리·조기탐지·스마트진단을 묶은 방역 AI 전환 통합패키지 사업도 새로 도입한다.

철새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도 나선다. 특별방역대책 기간에 앞서 9월부터 철새 조사를 실시하고, 농장 주변 철새 개체수가 늘어나는 등 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철새정보 알림시스템’으로 해당 농가에 경보를 발령한다. 철새도래지 주변을 소독하고 축산차량 출입 통제 구간 280곳도 지정해 관리한다.

최근 10년 안에 AI가 발생한 95개 시·군·구는 농가 분포와 차량 동선, 철새도래지와의 거리 등을 반영한 맞춤형 대책을 시행한다. 산란계 밀집단지 12곳에 더해 평택·화성과 천안 서북부도 밀집단지 수준으로 관리한다. 3년 연속 발생한 김제에는 사육밀도를 낮추고 출입 차량 동선을 지정하는 특별관리대책을 적용한다.

농장이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면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범정부 대응에 나선다. 2주마다 전파 위험도를 평가해 가축 처분을 최소화하되, 밀집단지처럼 확산 위험이 큰 곳에서 발생하면 사전에 구성한 위험평가단을 즉시 가동해 처분 범위를 검토하도록 했다.

구제역은 새로운 SAT1형의 국내 유입에 대비하면서 기존 유형의 재발을 막는 데 중점을 뒀다. 인천·경기·강원 접경지역 농장과 종축에 대해서는 7월 5일 SAT1형 사전접종을 마쳤으며, 준위험지역 28개 시·군에도 내년 초까지 접종을 추진한다.

SAT1형 백신은 올해 말까지 1000만마리분을 확보하고 내년까지 3200만마리분으로 늘린다. 소·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국내 우제류 전체에 두 차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기존 구제역 유형의 재발을 막기 위해 소 이력관리시스템과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을 연계해 농장별·개체별 접종 이력을 관리하고 접종 누락을 줄인다. 기존 유형의 최초 발생 농장에서 전체 가축을 처분하던 방식도 위험도 평가에 따른 개체 단위 처분으로 바꾸기로 했다.

▲8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한 돼지농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8일 경기 화성시 돼지농장(1천100마리 사육)에서 전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9번째 발생이다. (연합뉴스)
▲8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한 돼지농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8일 경기 화성시 돼지농장(1천100마리 사육)에서 전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9번째 발생이다. (연합뉴스)

ASF는 야생멧돼지와 혈장단백 사료, 불법 축산물 등 3대 위험요인을 집중 관리한다. 올해 1~3월 양돈농장에서 24건이 발생한 뒤 추가 발생은 없지만, 야생멧돼지 검출은 1~8월 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건보다 크게 늘었다.

새로운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 돼지 혈장단백 사료는 원료 단계부터 검사를 강화한다. 전국 도축장 64곳으로 출하되는 돼지 또는 혈액저장소 36곳의 시료를 검사해 오염된 혈액이 사료 원료로 공급되는 것을 차단하고, 사료 제조공정 관리도 강화한다.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ASF 발생국에서 들어오는 항공노선에는 엑스레이 검색과 탐지견을 집중 투입한다. 외국 식료품점 등 유통단계의 불법 축산물 단속도 연 2회에서 4회로 늘린다.

이 국장은 “정부는 산란계 농장 등 고위험 농장과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관리해 나가고, 발생 시에는 전파 위험도를 고려한 신속한 대응으로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석 전후 사람과 차량 이동에 따른 전파 우려를 언급하며 “철새도래지, 축산 농장 방문을 자제하여 주시고, 축산농가에서는 무엇보다도 차단방역이 중요하므로 항상 농장 출입 차량 통제·소독, 장화 갈아 신기 같은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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