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반환 기지 개발 '속도차'⋯용산은 갈등, 의정부는 개발 구체화

입력 2026-09-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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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캠프 킴’ 놓고 정부·서울시·용산구 이견
의정부 ‘캠프 잭슨’ 바이오산업 거점 개발 추진
“반환부지, 지역 특성·수요 고려해서 개발해야”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공급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일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공급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일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미국으로부터 반환된 서울·수도권 지역 미군 기지 개발이 지역별로 속도 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는 반환부지 활용 방안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으나 경기에서는 개발계획이 구체화하는 곳이 나오는 상황이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 주요 미군 반환기지는 현재 토양오염 정화부터 개발계획 수립, 사업 추진까지 지역별로 서로 다른 단계에 놓여 있다. 서울 용산에서는 캠프 킴 등 반환부지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용산구의 대립이 지속 중이다. 반면 경기 하남시와 의정부에서는 사업을 구체화하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주한미군으로부터 12개 미군기지를 반환받았다. 반환 대상에는 △극동공병단(서울 중구) △캠프 킴(서울 용산구) △니블로배럭스(서울 용산구) △서빙고부지(서울 용산구) △8군 종교휴양소(서울 용산구) △캠프 워커 헬기장(대구 남구) △성남골프장(경기 하남시) △캠프 잭슨(경기 의정부시) △캠프 모빌 일부(경기 동두천시) 등이 포함됐다. 2022년에는 캠프 레드클라우드(경기 의정부시)가 추가로 반환됐다.

반환기지는 미군이 떠났다고 곧바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토양·지하수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정화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후 개발계획 수립과 도시계획 절차, 인허가, 사업자 선정, 발주와 착공 등을 거친다. 반환 이후 부지 활용 방향을 조기에 구체화하고 사업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반환기지 중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서울 용산구 캠프 킴 부지다. 캠프 킴은 약 4만8000㎡ 규모의 옛 주한미군 부지다.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본체와 달리 주거·상업·업무시설을 지을 수 있는 복합개발이 가능한 부지로 활용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토양오염 정화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부지 활용 방안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태다.

정부는 서울 내 공동주택 공급을 위해 캠프 킴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반환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과 인접한 캠프 킴의 입지와 역사·환경적 가치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용산구 역시 지역 여건과 도시계획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개발 추진에 선을 긋고 있다.

반면 경기권에서는 반환기지의 개발 방향이 구체화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 사례가 나타난다. 용산 캠프킴과 같은 시기에 반환된 경기도 의정부시 캠프 잭슨은 토양오염 정화를 완료한 뒤 바이오산업 거점으로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약 8만4000㎡ 부지에 의약품 및 관련 생산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실제로 반환된 미군기지가 지역에 부족한 기능을 채우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도 있다. 의정부시 캠프 에시이욘은 광역의료시설이 부족했던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을지대학교 부속병원이 들어섰고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도 조성되며 지역경쟁력이 한층 개선됐다. 경기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는 DMZ와 인접한 입지를 활용해 평화·역사공원으로, 하남시 캠프 콜번은 종합쇼핑몰과 문화·유통시설, 업무시설 등을 결합한 복합단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대규모 반환부지일수록 지역 여건과 수요를 고려해 활용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환부지의 입지와 규모만 보고 일률적으로 주거·상업시설을 공급하기보다 주변 지역에 필요한 산업과 공공시설, 생활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용산공원 일대는 남산과 한강에 인접한 녹지 공간인 만큼 단순히 주택을 공급하기보다는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권 반환기지도 지역별 경쟁력을 고려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갖추거나 외부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업무·문화 복합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환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세우고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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