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벨트' 성과급 유입에 집값 자극⋯8·13 대책 기대도
"국회 논의 및 입법 촉각⋯시장 자극 않는 일관된 정책 펴야"
우리나라 수도권 아파트값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가계대출 증가 폭이 꺾이지 않으면서 금융불균형 리스크가 갈수록 누증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택시장 수급과 가계 소득 개선세가 맞물려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이 시장 기대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10일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에 담긴 '최근 주택시장과 가계대출 상황 및 향후 여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근래 수도권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 우려와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맞물리며 무주택 실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7월 이후 강남 3구와 용산 등 초고가 지역의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이른바 '노·도·강' 등으로 대표되는 서울 외곽과 경기 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가계대출 역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거시건전성 규제와 금융권 총량 관리 압박에도 주택 거래량 회복에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실제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4조원 증가하며 증가폭이 전월(3조5000억원) 대비 반등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0%대를 기록하던 서울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전월 대비)도 올해 6월을 기점으로 1%대(7월 기준 1.094%)로 뛰었다. 5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비수도권 주택가격도 6월과 7월 연달아 오르고 있다.
한은은 특히 최근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이 주택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변수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기업 이익이 급증하고 명목 임금이 뛰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높아져 주택 매입 수요로 전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일부 대형 반도체 기업의 막대한 성과급 지급과 사내대출 확대 기대 등이 맞물리며 화성 동탄, 수원 영통, 용인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와 가격 급등 현상이 뚜렷하게 관측됐다.
향후 여건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 정부가 내놓은 '8·13 주택신속공급 방안'이 차질 없이 집행될 경우 공급 부족 불안 심리를 다소 달랠 수 있고 '8·3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초고가 주택 거래를 위축시킬 수는 있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의 변동성이 남아 있어 시장 안정 효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여기에 8·13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확대돼 그에 따른 대출 여력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데 기여하겠지만, 소득 개선 정도에 따라 파급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단기적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 대책과 세제 개편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기대와 가계대출을 다시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 기조를 견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