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찍느니 갚는다"⋯韓 기업들, 9개월 연속 회사채 순상환

입력 2026-09-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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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업 공모 회사채 9000억 순상환⋯작년 12월 이후 순상환 지속
올들어 누적 순상환 규모 17조원 상회⋯지난해 '3.9조' 대비 큰 격차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국내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9개월 연속 자금을 순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리면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꺼리고 기존 빚을 갚는 데 주력한 결과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기업의 공모 회사채는 9000억원 순상환됐다. 직전월인 7월(-1조9000억원)과 비교해 순상환 규모가 축소됐지만 지난해 12월 순상환기에 진입한 이후 9개월 연속 순상환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올들어 8월까지 누적된 회사채 순상환 규모는 17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000억원 순발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회사채 시장 기류가 급격히 냉각된 것이다.

올들어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주요 원인으로는 가파르게 치솟은 시장금리가 꼽힌다.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채권금리가 뛰고 있다. 실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7월 말 3.76%에서 8월 말 3.84%, 이달 8일 기준 3.90%까지 치솟았다.

이에 연동한 3년 만기 회사채(AA- 등급) 금리도 7월 말 4.46%에서 △8월 말 4.52% △이달 8일 4.57%로 올랐고,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A- 등급 회사채 금리는 5.68%까지 뛰었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자 기업 입장에서 고금리 장기 부채를 새로 짊어지는 데 따른 부담이 커진 데다, 8월 휴가철 등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겹치며 신규 발행 대신 상환을 택한 것이다.

직접금융시장인 회사채 시장 위축에 은행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한 달 새 9조7000억원 급증하며 총 143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7월(+7조7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2조원 확대됐다.

기업 규모 별로 보면 8월 대기업 대출이 전월(+3조8000억원)보다 늘어난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요 은행권이 가계대출 옥죄기 기조 속 대기업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강화한 데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려는 대기업들의 차환·운영 자금 수요가 맞물린 탓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은행들의 금융지원 등에 힘입어 전월(+3조9000억원)보다 확대된 4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일부 공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등이 이어지며 8월 중 4조1000억원 순발행돼 전월(+4조 원)에 이어 순발행세를 지속했다. 주식 발행 규모는 소규모 유상증자 등에 그치며 직전월 1조5000억 원에서 8월 5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은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과 여름철 비수기 영향 등으로 순상환이 이어졌다"며 "주요 은행들의 기업 대출 영업 강화와 회사채 상환 자금 수요 등이 맞물려 은행 기업대출 증가 규모가 상당폭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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