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보다 커진 직접 판매…‘플랫폼’ 넘어 유통기업으로 [무신사, 8조 몸값의 조건]②

입력 2026-09-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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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직매입 매출 58%…플랫폼서 유통기업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30% 성장…PB 경쟁력 강화
오프라인 확장 속 재고·임차 부담도 확대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노리는 것은 플랫폼 이후의 성장이다. 지난해 자체 브랜드(PB)와 직매입 매출 비중이 약 60%에 달할 정도로 사업구조가 달라진 만큼, 상장을 발판으로 상품·오프라인·물류를 아우르는 패션 유통사업의 확장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2억2782만9016주, 공모 예정 주식 수는 2660만주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8조~10조원이다.

이번 IPO는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가 25년간 이어온 사업 확장의 연장선이다. 고등학생이던 조 대표는 2001년 운동화 사진을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을 만들었다. 이후 패션 웹진과 온라인 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이며 신진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했고 2017년에는 무신사 스탠다드를 출시하며 직접 상품을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그는 2024년 총괄대표로 복귀해 브랜드와 오프라인 사업 확장을 이끌고 있다.

사업 확장은 매출 구성도 바꿨다. 지난해 연결 매출에서 플랫폼 브랜드 중개수수료가 차지한 비중은 39%였다. 직접 매입한 상품 매출은 27%, 무신사 스탠다드 등 PB 제품 매출은 31%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플랫폼 수수료 38%, 직매입 24%, PB 32%로 비슷한 구조를 이어갔다.

PB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사업보고서상 PB 제품 매출은 2024년 약 3361억원에서 지난해 약 4518억원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약 37% 늘었다. 플랫폼 이용자를 PB 고객으로 전환하고 온라인에서 확보한 수요 데이터를 상품 기획과 오프라인 출점에 활용하는 구조다.

직매입과 PB 확대는 외형 성장에 유리하지만 재고 부담도 동반한다. 중개 사업은 거래액 가운데 수수료만 매출로 잡지만 직매입과 PB는 판매액 전체가 매출에 반영된다.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실제 수익성과 재고 회전율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무신사의 연결 재고자산은 2023년 말 3021억원에서 지난해 말 3599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 말에는 4352억원에 달했다.

오프라인도 주요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2분기 국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41곳의 판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객은 66% 늘어 분기 기준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플랫폼이던 무신사가 직접 상품을 팔고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유통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투자 확대와 수익성 사이의 균형은 과제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8217억원으로 2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플랫폼 기업의 성장성과 유통기업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함께 입증해야 8조원대 몸값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와 같은 PB는 플랫폼 내 상품 구성을 완성하는 역할뿐 아니라 오프라인 확장과 물류 인프라 구축의 기반”이라며 “온·오프라인 사업을 연결해 입점 브랜드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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