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막히면 루마니아로 우회?…논GM옥수수 물류비 30%↑, 먹거리 물가 압박[전분·당 공급망 비상]

입력 2026-09-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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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2일 구조대원들이 러시아 공격에 다친 주민을 이송하고 있다. (자포리자(우크라이나)/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2일 구조대원들이 러시아 공격에 다친 주민을 이송하고 있다. (자포리자(우크라이나)/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산 비유전자변형(논GM) 옥수수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은 2~3개월분의 국내 업체 재고 등이 있어 논GM 옥수수가 들어가는 전분·전분당 생산에 큰 문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흑해 운송 차질 지속을 전제로 루마니아 등 우회 수입 대안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물류비가 약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정부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전분당 업계는 현재 우크라를 통한 논GM 옥수수 선적 및 출항이 장기간 어려워질 경우 우크라에서 육로로 루마니아까지 옥수수를 운송한 뒤 비교적 안전한 현지 항만에서 다시 배에 싣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분당협회 관계자는 "우크라산 논GM 옥수수 수급에 계속 차질이 있을 경우 루마니아까지 내륙 운송해서 선적하는 방안이 있다"며 "당장 두어 달 정도는 문제가 없고 우회로도 논의하고 있어 국내 전분당 공장이 다 멈추는 상황까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도 "(우크라) 흑해 해상이 안 되면 육로를 통해 운송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논GM옥수수 수급 문제와 관련해 우회로를 당장 가동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국내 주요 업체들은 2~3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했고 정부에 따르면 올해 계약 물량의 78%가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현재 대안으로 거론되는 루마니아 우회 수송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되는 비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에서 루마니아를 거쳐 운송할 경우 물류비용은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논GM 옥수수는 전분·전분당 등을 생산하는 주 원료다. 과자, 라면, 액상과당, 물엿, 맥주 등 다양한 가공식품, 주류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이들 제품이 모두 논GM 옥수수만으로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식약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간장과 맥주 등 제조에 논GM 옥수수를 사용하고 있고, 물엿·과당 등 전분당에 쓰이는 제조용 옥수수의 70%가 논GM 원료로 파악된다. 국민 입에 들어가는 식품 제조 과정에서 논GM 옥수수 비중이 높은 구조인 셈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산 옥수수 부족분을 GMO로 곧바로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국민 정서상 국내 업체들이 식품용 제품에는 GM 옥수수 사용을 대체로 꺼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논GM 옥수수 수급 차질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에는 전분당 자체가 별도 품목으로 잡혀 있지 않다. 전분당이 들어가는 물엿의 물가 가중치는 1000 기준 0.2 수준이다.

하지만 전분·전분당이 사실상 '중간재'라는 점에서 단순히 물엿의 물가 가중치만으로 파급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논GM 옥수수의 수입가격이나 물류비가 오르면 전분·전분당 생산비가 상승하고,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업체들의 포괄적인 최종 제품 가격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관련 영향의 크기를 일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과자나 면류 등에는 전분·전분당 외에도 밀가루, 설탕 등 여러 원료가 사용되고 제품별로 배합 비율도 다르다. 논GM 옥수수 물류비가 30% 오른다고 해당 제품 가격이 같은 폭으로 오르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재경부 관계자는 "논GM 옥수수가 들어가는 전분당의 물가 효과만 딱 발라내 물가 상승 폭을 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GMO 완전표시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고도의 정제과정을 거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는 경우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하지만 GMO완전표시제가 내년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간장은 내년부터, 물엿 등 당류는 2028년부터 원료의 GMO 여부를 반드시 표시하는 방향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이는 GM 원료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는 아니다. 다만 소비자와 식품업체가 이를 의식해 논GM 원료를 선호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논GM 옥수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러우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산 논GM 옥수수 수출·물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내 업계의 원료 조달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GMO 완전표시제 도입에 따라 향후 논GM 원료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제 곡물시장 및 업계 원료 수급 동향 등을 지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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