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만 기다리면 된다?”…무주택자 필승카드도 흔들 [달라진 내 집 마련 셈법②]

입력 2026-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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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순위 경쟁률 92대 1→85대 1
분양가 상승·대출 규제에 자금 부담 커져
정부 임대주택 확대⋯실효성 ‘물음표’

무주택자의 대표적인 내 집 마련 수단이었던 청약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분양가 상승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당첨 이후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찍힌다.

10일 본지 의뢰로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84.75대 1로 지난해 같은 달(92.18대 1)보다 낮아졌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월별 편차는 커지고 있다. 최근 1년간 1순위 경쟁률을 보면 지난해 4분기에는 매달 세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 44.07대 1, 3월 36.36대 1로 두 자릿수에 머물렀다. 올해 유일하게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4월에는 '오티에르 반포', '아크로 드 서초', '이촌르엘' 등 시세차익 기대가 큰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청약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206.58대 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5월에는 24.75대 1로 다시 떨어졌고 6월에는 16.05대 1로 낮아지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4월(16.48대 1)을 제외하면 매달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순위 경쟁률은 4.30대 1로 지난해 같은 달(59.99대 1)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7~8월 경기도에서 분양한 13개 단지 가운데 일반공급 1순위에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곳도 4곳에 불과했다.

청약은 그동안 무주택자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내 집 마련 사다리’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공사비와 토지가격 상승 등이 분양가에 반영되면서 지역과 단지에 따라 주변 시세와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청약 당첨자의 자기자본 규모는 더욱 중요해졌다.

청약통장을 떠나는 가입자도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은 183만6000좌, 해지는 215만1000좌로 집계됐다. 신규 가입보다 해지가 31만5000좌 많아 지난해 연간 순감 규모인 19만1000좌를 이미 12만4000좌 웃돌았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39만2000좌를 시작으로 2023년 77만 좌, 2024년 44만3000좌, 지난해 19만1000좌 각각 순감했다. 신규 가입도 감소했다. 2021년 409만2000좌였던 신규 가입은 지난해 314만4000좌로 4년 만에 23.2% 줄었다.

오랫동안 통장을 유지해온 가입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7월 가입 기간 16~20년인 청약통장의 해지 건수는 7만5000좌로 집계됐다. 가점을 쌓으며 청약을 기다려온 장기 가입자 사이에서도 통장 유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청약만을 내 집 마련 전략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커졌다고 진단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가가 높아진 만큼 청약만 기다리는 것을 내 집 마련의 주된 전략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청약 자격을 유지하면서 추첨제 등 향후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보조 수단으로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임대주택이 실질적인 주거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문도 적지 않다. 자가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자의 수요를 임대주택만으로 흡수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데다 공급되는 주택의 입지와 품질이 수요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본지 자문위원)는 “임대주택이 충분한 규모로 공급되고 있는지,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양질의 임대주택이 공급되고 있는지 등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실수요자의 주거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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