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승계 넘어 임직원·제3자 승계 지원
세제·금융·M&A 아우른 승계지원망 구축
후계자 부재율 7년째 하락…역대 최저

이는 일본 중소기업청이 홈페이지에서 사업승계를 설명하며 전면에 내세운 문구다. 일본은 이렇게 전체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승계를 단순한 재산 이전이 아니라 기술과 일자리, 거래망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문제로 바라본다. 단순히 부모의 재산을 자녀에게 넘기는 문제로 국한하지 않는 것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경제·산업 발전과 고령화가 한국보다 앞서 진행된 만큼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에 따른 ‘사업승계’ 문제도 일찍 맞닥뜨렸다. 이에 일본은 2018년 비상장주식 등의 증여·상속세 납부를 유예·면제하는 사업승계 세제를 대폭 확대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전국 단위의 사업승계 지원체계를 정비하는 등 세제·금융·M&A·후계자 발굴을 결합한 ‘승계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전국 곳곳에 있는 공공기관인 ‘사업승계·인계지원센터’는 친족승계뿐 아니라 임직원 승계, 제3자 인수합병(M&A)까지 세무사·변호사·금융회사·M&A 전문가와 연계해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일본 정부는 원활한 사업승계를 위한 세제 혜택을 지속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제 혜택으로 확보한 자금을 중소기업 후계자가 기업 생산성 향상이나 임금 인상 등에 쓰기로 약속하면 승계 시점부터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는 세제개편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2018년 1월 중소기업 비상장 주식 등을 상속받은 후계자의 상속세·증여세 납부를 10년 한시 특례 조치로 전액 유예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종적으로 면제해 왔다. 하지만 이를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승계 시점부터 세금을 면제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업주가 생존해 있을 때 경영권을 승계하는 경우 성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더 많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조기 승계 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노력으로 관련 지표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민간신용조사업체 제국데이터뱅크(TDB)에 따르면 2025년 조사 대상 약 27만 개 기업 중 후계자가 없거나 미정인 후계자 부재율은 50.1%로, 전년보다 2.0%포인트(p) 낮아지며 7년 연속 하락,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일본도 갈 길이 멀다. 일본 기업의 후계자 부재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이며, 지난해 휴·폐업 및 해산 기업은 6만7949곳으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많았다, 또 폐업 경영자의 평균 연령은 71세가 넘는다.
즉 문제를 ‘해결했다’기보다는 정책 인프라를 통해 승계절벽의 충격을 완화하고 있는 단계인 셈이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의 후계자 부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며 폐업 증가로 인해 고용과 기술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넓은 지원책을 마련하고 사업승계에 나서는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