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68→37개월' 주택 속도전에 경기해법…13개 제도개선 국회 건의

입력 2026-09-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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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전산화·기업이전 동시 지정·광역교통 예타 면제…"정기국회 전에 빠르게"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4일 경기도청에서 정부의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4일 경기도청에서 정부의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정부는 신규 공공택지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31개월 줄이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그 단축 효과를 현장에서 도로 늦출 수 있는 병목을 짚었다.

보상기본조사 업무의 30~40%를 차지하는 서류 발급, 기업 이전 단지 지정까지 평균 3년, 광역교통 예비타당성조사에 통상 1~2년.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이 세 지점을 포함한 13개 제도개선 과제를 꺼내들고 정기국회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에 국회를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4일 추 지사 주재로 도시개발국장과 신도시기획과장 등 관계 공무원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의 8·13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 공급방안'을 도내 공공주택지구의 실제 공급속도로 연결하기 위한 제도개선 과제 13건을 논의했다.

정부가 제시한 숫자는 '68개월에서 37개월'이다.

신규 공공택지의 인허가와 보상, 부지조성 절차를 병행·조기화해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약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에서도 2030년까지 8만9000호의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 실제 사업 현장에는 별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봤다. 보상과 기업 이전, 광역교통, 관계기관 협의처럼 공공주택지구마다 반복되는 지연 요인까지 걷어내야 정부가 줄이겠다는 시간이 실제 공급 속도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첫 번째는 보상이다.

보상계획 공고를 위한 기본조사에는 토지·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 과세대장 등 10종이 넘는 서류가 필요하다. 도에 따르면 이 서류를 발급받는 업무가 기본조사 전체의 30~40%를 차지한다. 조사 인력이 현장이 아니라 발급 창구에 붙어 있는 구조다.

도는 보상에 자주 쓰이는 토지·건축물 자료부터 전산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정보관리법'과 '건축법' 등에 특례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번째 병목은 기업이전이다.

공공주택지구 안 공장과 사업장이 옮겨갈 기업이전 단지는 지구 지정 뒤 평균 3년이 지나서야 지정되고 있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은 약 3년, 고양 창릉은 약 4년이 걸렸다.

기업이 옮겨야 철거가 가능하고 철거가 끝나야 본 지구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기업 이전단지 하나가 늦어지면 이후 공정이 연쇄적으로 밀린다. 도는 지구 지정 단계부터 이전 대상 기업과 이전단지 계획을 함께 마련해 본 지구와 기업 이전단지를 동시에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역교통에는 법 개정 카드를 꺼냈다.

공공주택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이미 확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도록 국가재정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현행 기준상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건설사업 등은 예타를 거쳐야 한다. 도는 이 과정에 통상 1~2년이 걸리는 만큼 제도가 개선되면 철도사업의 경우 최소 1년 이상을 줄여 '선 교통·후 입주'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 지사가 회의에서 먼저 주문한 것은 입법 속도였다.

그는 "관련 상임위원들과 먼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분을 다 모시기 힘들면 국토위와 기재위, 경기도 소속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쉽게 브리핑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 조항만 넘기지 말고 현장에서 왜 제도를 바꿔야 하는지를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라는 주문이다.

이어 "정기국회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에 빠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개 과제 상당수가 경기도 행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중앙정부 결정이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권한의 경계도 손본다.

공공주택사업은 30만㎡ 미만 지구에 대해서만 시·도의 지정·승인 권한이 인정된다. 반면 택지개발사업은 330만㎡ 미만까지 지방정부가 승인할 수 있다. 같은 땅을 개발하는데 제도에 따라 지방의 권한 범위가 열배 넘게 벌어져 있는 셈이다.

경기도는 공공주택사업도 330만㎡ 미만까지 사업자 지정과 지구 지정·변경, 지구계획 승인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넘겨 지역의 교통·자족시설·생활기반 수요를 사업계획에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지방정부의 사업 참여도 넓힌다. 도는 현재 100만㎡ 이상 공공주택지구 10곳에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LH, GH 등과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 걸친 의사결정과 현안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풀 수 있도록 참여와 조정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13개 과제는 △신속 추진·절차 간소화 4건 △기업이전대책·자족기능 강화 3건 △사업추진체계 개선·지방재정 예측기반 마련 6건으로 구성됐다.

추 지사가 요구한 것은 속도만이 아니었다.

그는 "경기도는 공간과 자연환경이라는 장점이 있다"며 "경기도에 살면 숲세권을 즐길 수도 있고 경기도다운 복합주거단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캠퍼스와 공원, 학교 복합시설을 우리가 사는 주거단지 안에서 해볼 수 있다"며 "경기도다움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추진하자"고 주문했다.

기간을 줄이는 문제에 어떤 주거단지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올린 것이다. 정부 대책을 그대로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도의 자연환경과 교육·공원·생활시설을 묶은 복합주거모델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추 지사는 정부가 대규모 주택공급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실제 사업의 상당 부분이 진행되는 경기도와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으로 주요 주택정책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지방정부와 협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13개 과제를 자체 검토안으로 끝내지 않는다. LH와 GH, LX, 3기 신도시 참여 시·군 도시공사 등 공동사업시행기관의 현장 의견을 추가로 받아 건의안을 보완한다. 이후 추 지사와 사업시행기관이 참여하는 공동협력회의에서 공동건의안을 확정한 뒤 과제별 소관 중앙부처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이행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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