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기 족쇄’ 우려 깬 흥행… 8800억 초장기 기술펀드에 55곳 지원

입력 2026-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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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3.5대 1, 소형 13.7대 1’…전체 경쟁률 7.86대 1 기록
증권사·VC 연합 대거 등판…신영·하나·NH·IBK 등 각축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0일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출자사업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0일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출자사업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15년에 달하는 긴 만기와 까다로운 기술 주목적 요건 탓에 흥행 부진이 점쳐졌던 초장기 기술투자펀드에 55곳의 운용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펀드 결성액의 77% 이상을 정책자금으로 채워주는 안정적인 출자 조건이 모험자본 한파를 겪던 운용사들의 구미를 강하게 당긴 결과로 풀이된다.

6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2026년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위탁운용사 접수 결과, 총 7개 위탁운용사 선정 자리에 55개 운용사가 지원해 평균 경쟁률 7.86대 1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4곳을 뽑는 중형 리그에 14개 사가 몰려 3.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곳을 선정하는 소형 리그에는 무려 41개 사가 몰리면서 13.67대 1에 달하는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15년에 달하는 만기와 엑시트 수단 부재 탓에 전통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물론 대형 벤처캐피탈(VC) 하우스들까지 지원을 꺼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통상 8년 안팎의 펀드 사이클에 익숙한 운용사 입장에서 15년 만기는 내부수익률(IRR) 왜곡과 운용역 장기 묶임 등의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를 깨고 흥행에 성공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과 정부 재정이 펀드 결성액의 77%를 책임지는 구조가 펀딩 난을 겪고 있던 운용사들에게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관투자자(LP) 매칭 부담이 20% 초반대에 불과해 일단 선정되면, 펀드 결성을 사실상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이겨냈다.

지원 면면을 살펴보면 민간 매칭 자금력과 LP 네트워크를 보완하기 위한 ‘증권사-VC’ 연합 전선이 두드러졌다. 중형 부문에서는 신영증권·SJ투자파트너스, NH투자증권·SV인베스트먼트, LF인베스트먼트·코리아에셋투자증권, 캡스톤파트너스·DS투자파트너스, 하나벤처스·하나증권, 포레스트벤처스·IBK기업은행 등이 공동 운용(Co-GP)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에 대성창업투자,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등 검증된 단독 VC들도 대거 합류했다.

소형 부문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슈미트 등 초기 딥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터(AC)부터 데일리파트너스·SK증권, IBK투자증권·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등 하우스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IB업계 관계자는 "15년 만기에 따른 회수 리스크가 여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출자 시장이 워낙 위축되다 보니 77%에 달하는 정책 출자 비율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장기 트랙레코드 관리 능력과 함께 딥테크 기업을 10년 이상 끌고 갈 수 있는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이 최종 당락을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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