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애프터마켓…유동성 왜곡과 감시 공백 등 과제도 산적[D-7, 찐 애프터마켓 열린다③]

입력 2026-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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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LM)
▲(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LM)

한국거래소(KRX)가 오는 14일부터 주식 거래 시간을 오후 8시까지 대폭 늘리는 애프터마켓을 본격 도입한다.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낮은 유동성과 안전장치 부족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기존 시간외 단일가 매매 제도를 전면 개편해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실시간 호가 접수와 체결이 이뤄지는 접속매매 방식의 애프터마켓을 가동한다. 기존 정규장 마감 이후에도 저녁 시간대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퇴근길 직장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와 접근성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거래 시스템 개편에 따라 투자자들이 사전에 숙지하고 유의해야 할 구조적 차이점도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사안은 복수 시장 간 가격 괴리 문제다. 애프터마켓 운영 시간대에는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NXT) 간 동일 종목이라도 호가가 상이하게 형성될 수 있다. 최선의 가격을 자동으로 탐색해 체결을 유도하는 최선의무집행(SOR) 시스템을 이용하면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이 분산 배분되지만, 투자자가 HTS나 MTS 상에서 특정 거래소를 수동으로 직접 지정해 주문할 경우 상대 시장에 더 유리한 가격대가 존재하더라도 혜택을 받지 못해 금전적 손실을 입을 위험이 상존한다.

정규장에 비해 얇은 유동성 역시 가격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키우는 뇌관으로 지목된다. 애프터마켓은 낮 시간대 정규 거래 시간에 비해 시장 참여자 수와 누적 잔량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이로 인해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사이의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저유동성 종목이나 중소형주의 경우 소량의 매매 체결만으로도 주가가 단숨에 급등락하는 이른바 가격 튐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시장가 주문보다는 투자자가 직접 실시간 잔량을 확인한 뒤 지정가 주문을 활용하는 등의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시장 전반의 충격을 흡수할 안전장치가 정규장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점도 주요 취약점으로 꼽힌다. 정규장에서는 지수나 시장 전체가 급변할 때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 제도가 작동하지만 애프터마켓에는 이 같은 사이드카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개별 종목의 단기 급변을 제어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와 대규모 착오거래 구제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는 하나, 복수 종목으로 시장 충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전이되는 상황에서는 체계적인 방어막 역할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거래 감시 인력이 대폭 줄어드는 야간 시간대의 불공정거래 발생 위험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간 정규장에 비해 모니터링이 취약해진 틈을 노려 특정 세력의 허위 매수 주문이나 호가 관여를 통한 시세조종 행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 산하 예방감시부를 중심으로 야간 전담 당번제를 편성해 상시 감시망을 가동하고, 사내 휴직 및 외부 연수 복귀 인력을 해당 부서에 집중 재배치해 야간 감시 인력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대응책을 내놨다.

증권사 일선 현장에서는 인프라 유지와 책임 전가 문제에 따른 고충을 쏟아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 정책 일정에 맞춰 야간 전산 시스템 개편과 사전 모의 점검을 차질 없이 마쳤지만, 정규장과 달리 야간에는 비상 상주 인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저녁 시간대 예기치 못한 대규모 전산 장애나 호가 접수 오류가 터졌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고, 제도 운영 과정에서 사고가 터지면 모든 화살과 법적 책임이 개별 증권사에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거래 시간 확장에 따른 즉각적인 유동성 증대 효과를 맹신하기보다 초기 시장의 구조적 결함을 면밀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전문가는 "이미 대체거래소 등을 통해 시간외 거래가 일정 부분 소화돼 온 만큼 애프터마켓 시행만으로 시장 전체의 기초체력이나 글로벌 자금 유입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제도 안착 전까지는 얇은 호가창 속에서 체결가 왜곡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개인 투자자들은 야간 장세에서 무리한 추격 매수를 철저히 자제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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