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생산·셀트리온은 유통망‧SK바팜은 신약·…K바이오 ‘성장축’ 산다

입력 2026-09-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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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버는 K바이오 ‘외부수혈’ 확대
실적 바탕 자금으로 M&A·기술도입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기술 도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기존 사업에서 쌓은 자금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필요한 기술과 제품, 영업망을 외부에서 확보함으로써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펩타이드 생산 역량, 셀트리온은 유럽 현지 유통·영업망, SK바이오팜은 후기 임상 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각각 외부에서 확보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로 연말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2조7062억원을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의 ‘3대축 확장’ 전략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항체의약품뿐만 아니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펩타이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1000건 이상의 펩타이드 치료제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미국·인도 등 5개국에 6개 생산거점과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 중이다.

셀트리온은 해외 판매망을 직접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 카드를 꺼냈다. 올해 5월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프레는 프랑스 전역에 9000개 이상의 약국 영업망과 800여개 병원 공급망이 있다. 이번 인수로 140여종의 지프레 일반의약품·의료기기 제품군을 확보해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지프레의 약국 영업망을 활용해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제품을 프랑스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프레의 약국 영업망을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활용하는 동시에 제3자 제네릭·일반의약품 판권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유럽에서 대체조제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약국 네트워크를 통한 영업력의 중요성도 커졌다. 대체조제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약사가 동일 성분의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해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추가로 프랑스뿐 아니라 서·동유럽에서도 현지 영업력을 보유한 기업의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다.

SK바이오팜은 두 회사와 달리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과 칼륨채널(Kv7) 신약 발굴 플랫폼 등을 최대 7억9500만달러(약 1조996억원)에 도입했다. 선급금만 4억달러(약 5500억원)에 달한다.

오파칼림은 현재 성인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9년 미국 출시가 목표다. 이미 엑스코프리를 판매하며 구축한 150명 이상의 미국 영업조직을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판매망 구축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기존 세노바메이트와 상호보완적으로 뇌전증 환자의 다양한 미충족 수요에 대응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세 회사가 확보한 대상은 다르지만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점은 같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조 단위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고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기반으로 첫 연매출 1조원 달성이 눈앞이다.

이처럼 기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축적한 자금과 사업 인프라를 다시 성장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국내 바이오산업이 기술을 해외에 이전하는 기술수출에 무게가 실렸다면 이제는 필요한 기술과 기업,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단계로 확장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과거 기술을 개발해 해외에 이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현금창출력과 사업 기반을 활용해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직접 확보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했다”며 “바이오산업은 자체적으로 기술이나 판매망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인수합병과 기술 도입은 성장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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