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에서 증설로”…HBM발 후공정 대격변, K-소부장 ‘수주 잭팟’

입력 2026-09-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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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ㆍ한화證 “웨이퍼 총량 늘어나는 증설 국면 진입…후공정이 독립 변수로 부상”
삼성 온양 HBM 재편ㆍ베트남 이설 연쇄작용…디아이ㆍ와이씨ㆍ엑시콘 등 수천억 발주 봇물
번인ㆍ저주파 통합 ‘CLT’ 첫 도입…장비 발주서 소모품·OSAT로 수혜 도미노 확산

(출처=하나증권)
(출처=하나증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기존 선단 공정 중심의 ‘전환 투자’를 넘어 웨이퍼 투입 총량이 함께 늘어나는 ‘증설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후공정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업계에 역대급 낙수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양산 가속화로 국내 후공정 라인이 첨단 패키징 전용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범용 메모리 외주화와 차세대 검사 장비 도입이 맞물리며 수천억 원대 수주 랠리가 펼쳐지는 양상이다.

5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HBM 투자가 지속하는 가운데 범용 D램과 낸드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메모리 웨이퍼 투입 총량은 2027년까지 2025년 대비 15%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D램 공급충족률은 2027년 말 -5.7%까지 하락하며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사이클의 결정적 변화는 후공정이 전공정 설비투자에 종속되던 과거와 달리 ‘독립 변수’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청주 P&T7 팹에 19조원을 투입하고, 삼성전자가 천안·온양에 총 56조원 규모의 HBM 거점을 구축하는 등 후공정 자체가 조 단위 독립 투자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유건ㆍ권태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HBM이 국내 후공정 설비를 빠르게 점유하면서 기존 범용 D램ㆍ낸드 패키징과 테스트 물량이 외주화(OSAT)되거나 해외로 재배치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며 “국내 소부장의 수혜는 HBM 첨단 패키징 투자의 직접 발주와 범용 외주화 및 글로벌 OSAT 증설에 따른 낙수효과라는 두 축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후공정 설비의 물리적 재편은 이미 장비사들의 실질 수주로 증명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대량의 테스트 장비 발주를 쏟아내면서 주요 검사 장비사의 수주잔고가 급증했다. 디아이는 6~7월 두 달간 삼성전자로부터 1423억원(자회사 디지털프론티어의 SK하이닉스향 HBM4 웨이퍼 테스터 2321억원 별도)을 수주했고, 와이씨는 6~8월 3개월간 2552억원(8월 27일 1621억원 단일 계약 포함)의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BM4의 본격적 출하 증가에 맞춰 온양을 HBM 후공정 전용 라인으로 구축하면서, 기존 범용 D램ㆍ낸드 테스트 장비들을 신설 중인 베트남 공장으로 이설하고 현지용 신규 테스터 발주를 대폭 늘리고 있다”며 “HBM4 약진에 따른 연쇄작용이 HBM 전용 테스터뿐 아니라 범용 테스터 납품사들까지 사상 최대 수주로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기술 규격 도입도 후공정 단가를 끌어올리는 기폭제다. 패키징 완료 후 고온·고전압 스트레스를 가하는 ‘번인(Burn-in)’과 정상 작동을 판별하는 ‘저주파(Low Frequency)’ 검사를 단일 챔버에서 한 번에 처리하는 CLT(Chambered Low-Frequency Tester) 장비 발주가 대표적이다.

엑스에너지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향으로 CLT 및 SSD 테스터 1018억원을 수주한 엑시콘의 장비는 최대 1만1520개의 D램을 동시 검사할 수 있어 공정 시간과 설치 면적을 대폭 줄였다. 유니테스트 역시 SK하이닉스로부터 HBM4 웨이퍼 테스터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는 장비 발주가 완료되는 4분기부터 신규 라인 램프업(가동률 상승)이 본격화됨에 따라 테스트 부품 및 소모품(ISC, 티에프이, 덕산하이메탈)과 외주 임가공(SFA반도체, 에이팩트), 검사·계측(고영, 인텍플러스, 넥스틴, 펨트론) 전반으로 이익 턴어라운드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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