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ㆍ하닉, 상승장선 9천피 엔진⋯하락장선 방패[코스피 버팀목 된 반도체 투톱]

입력 2026-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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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스피 9000선 돌파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조정장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증시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연일 매물을 내놓는 가운데 두 회사가 직접 매수 주체로 나서면서 코스피 수급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2일 마감 기준 삼성전자는 전체 자사주 취득 예정물량 5328만5968주 가운데 1780만주를 신고했다. 진행률은 33.4%다. SK하이닉스도 예정물량 2407만주 중 715만주를 신고해 29.7%까지 채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9일부터 취득 신고를 이어오고 있다. 보름 안팎 만에 두 회사 모두 계획 물량의 약 30%를 소화한 셈이다.

최근 매입 속도도 빠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루 약 200만주, SK하이닉스는 약 65만주씩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21일까지 1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1월 19일까지 40조원을 투입해 2407만주를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최근 코스피 수급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 취득 신고에 나선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3조732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5조6187억원을 팔아치웠다. 두 주체의 합산 순매도액은 19조3508억원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기타법인은 16조855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19조원이 넘는 매물을 내놓는 동안 기타법인이 17조원에 가까운 매수세로 맞선 셈이다.

수급 충격에도 지수는 해당 기간 소폭 상승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6471.17에서 전날 6579.48로 1.67%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19조원 넘게 순매도한 점을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을 중심으로 한 기타법인 수요가 시장의 매도 압력을 일정 부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일에는 자사주 매입의 역할과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 외국인이 1조9096억원, 기관이 2조438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273.08포인트(3.99%) 내린 6562.72로 밀렸다. 기타법인이 1조650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도 압력을 모두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진=AI 생성) (chatgpt)
▲(사진=AI 생성) (chatgpt)

시장 내부 충격도 컸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80%에 해당하는 735개 종목이 하락했다. 3일에는 하락 종목이 433개로 줄고 상승 종목도 424개로 늘면서 급락세는 다소 진정됐다.

시가총액은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산 시가총액은 2일 기준 5866조8010억원으로 줄며 7거래일 만에 60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3일 코스피가 소폭 반등했지만 세 시장의 합산 시가총액은 5871조2640억원에 그쳤다. 하루 새 4조4630억원 늘었지만 6000조원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반면 변동성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42.42로 전날 43.37보다 2.19% 떨어졌다. 지난달 19일 60.63과 비교하면 30.03% 낮아졌다. 2일 코스피가 3.99% 급락했는데도 VKOSPI는 되레 1.50% 하락했다. 통상 증시가 급락하면 향후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도 커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현물시장과 옵션시장의 흐름이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꾸준한 자사주 매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 심리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일정 규모의 매수 주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두 대형주의 추가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안전판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시장 하락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조6000억원가량의 기타법인 수급에도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낙폭을 키웠다”며 “VKOSPI가 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뒤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 평균의 두 배 수준이고 매크로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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