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0조 팔아도 버틴 코스피…‘금리·수급·반도체’ 시험대 [증시, 9월의 징크스]

입력 2026-09-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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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코스피 9% 반등에도 외국인 10조 순매도
고용·CPI 거쳐 FOMC…반도체 실적·수출이 금리 부담 상쇄할지 주목

지난달 외국인이 10조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코스피는 상승세를 지켰다. 9월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외국인 수급, 반도체 주도력이 증시 방향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매파 발언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반도체 실적과 수출 모멘텀이 이를 얼마나 상쇄하느냐가 9월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월 첫 거래일인 3일 6257.45에서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6820.02로 8.9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162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가 9% 가까이 오르는 동안 외국인은 10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와 수급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외국인 매도는 하순 들어 더욱 거셌다. 외국인은 19일 3조4726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24일 3조6691억원, 25일 3조814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매수 없이도 지수는 상승했지만 9월까지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달 15~16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외국인 수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금리와 달러 방향이 FOMC 전후로 크게 움직일 경우 외국인 매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과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국내 증시 반응도 엇갈렸다. 6월 17~18일 열린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된 뒤 19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55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0.13% 내린 9052.42를 기록했다.

7월 28~29일 FOMC에서도 금리는 동결됐지만 흐름은 달랐다. 첫 국내 거래일인 30일 외국인은 1조3280억원을 순매수했고 31일에는 순매수 규모가 7조2410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5593.56에서 6595.45로 급반등했다.

9월은 긴축 경계가 이전보다 높아진 상태다. 7월 금리 결정 당시 전체 12명 가운데 3명이 25bp 인상을 주장하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인상 목소리가 본격화됐다.

긴축 우려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었다. 워시 의장은 “물가 흐름이 목표치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시장이 반영한 9월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57.5%까지 높아졌다.

시장금리도 즉각 반응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8일 하루 11.14bp 오른 4.343%를 기록했고 10년물도 4.18bp 상승한 4.718%로 올라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워시 발언으로 추가 긴축 가능성이 재부각되면서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31일 장 초반 6600선까지 밀렸지만 낙폭을 만회하며 6820.02로 거래를 마쳤다. 워시발 금리 부담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9월에는 연준의 선택을 좌우할 지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4일 미국 8월 고용보고서에 이어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최대 분수령은 15~16일 열리는 FOMC다. 고용과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와 달러 상승으로 외국인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 금리 인상 우려 완화와 함께 수급 개선을 기대할 여지가 있다.

워시 체제에서 연준의 정책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변수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고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을 강화하면서 하나의 경제지표에도 금리와 환율, 외국인 수급이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는 9월 국내 증시의 방향을 가를 또 다른 축이다.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과 조정을 반복하면서 코스피 변동성을 키웠다. 대형 반도체주가 주춤한 사이 중소형 반도체주로 순환매가 확산되는 등 업종 안에서도 수급 차별화가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실적 기대는 여전히 견조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14조5000억원, 78조8000억원이다. 이는 전분기보다 각각 27.3%, 30.2% 늘어난 수치다. 9월 초 한국의 8월 수출 실적과 브로드컴 실적, 세미콘 타이완 2026 등도 변수로 꼽힌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시설투자가 기업 이익을 키우는 동시에 미국 경기와 금융 여건을 강하게 해 금리 인상 명분도 높이고 있다”며 “금리 하락에서 이익 성장을 사는 전략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제 질문은 어떤 기업의 이익이 높은 금리를 이겨낼 수 있는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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