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과 경북의 바다가 자율운항 선박과 AI, 수중로봇 등 미래 해양레저 기술의 대규모 실증 무대로 바뀐다.
부산시는 경상북도와 공동 추진한 ‘신해양레저 광역연계형 규제자유특구’가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특구는 단일 지역과 개별 기술 중심의 기존 실증사업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지역의 산업 기반과 해역 환경을 연결하는 광역 연계형 규제자유특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구는 경북 포항과 부산 청사포~신항 해역 등 총 682.23㎢ 규모로 지정됐다. 지정 기간은 이날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특구에서는 자율운항 레저선박을 비롯해 AI 기반 해양안전 관제, 무인 수상구조로봇, 수중드론, 무인수상선 등 신해양레저 기술이 실제 바다에서 실증된다.
특히 그동안 사람이 직접 조종해야 했던 해양레저 분야의 규제가 일부 완화된다.
현행 수상레저안전법은 면허를 가진 사람이 직접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조종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특구에서는 일정한 안전기준을 충족한 자율운항 시스템을 조종 주체로 인정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자율항법과 충돌 회피, 자동 감속·정지 등 자율운항 기술을 실제 해역에서 검증할 수 있게 됐다.
무인 수상구조로봇도 새로운 실증 대상이다. 특구에서는 무인 구조로봇을 인명구조 주체로 인정하고, 무인수상선과 수중드론에 대해서는 선박직원법상 승무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소관 규제와 관련해 모두 4건의 실증 특례가 적용된다.
부산과 경북은 역할을 나눠 기술개발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은 조선·해양·해양 ICT 산업과 항만, 마리나, 해수욕장 등 실제 서비스 환경을 활용한다. AI 기반 해상 객체 인식과 위험 판단, 초정밀 위치정보를 활용한 연안·항만 안전관제, 수중드론과 무인수상선을 활용한 해양환경·안전 모니터링 등이 주요 실증 분야다.
경북은 로봇과 해양모빌리티 연구기관, 외해와 자연해역을 기반으로 자율운항과 수중로봇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과 장비 제작, 기초 성능 및 안전성 검증을 담당한다.
두 지역의 서로 다른 해역에서 기술을 교차 실증해 기술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향후 자율운항과 무인구조, 스마트 해양안전 분야의 표준모델과 안전기준 마련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시는 특구 지정이 해양산업의 새로운 사업화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24년 부산의 해양관광 시장 소비 규모는 6조3796억 원으로 전국 최대 수준이다. 부산에는 약 3만 개 해양산업 사업체와 16만 명 이상의 종사자가 집적돼 있다.
시는 이번 특구에서 검증한 기술을 항만과 마리나, 해수욕장 등 실제 해양 현장에 적용해 기업의 사업화와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율운항 선박과 AI, 로봇이라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투자와 일자리, 새로운 해양안전 서비스 시장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번 특구 지정은 부산의 해양산업·항만 인프라와 경북의 연구개발 역량을 연결해 미래 해양레저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라며 “자율운항과 AI, 로봇 기술을 부산의 조선·해양산업과 결합해 부산을 글로벌 해양모빌리티 선도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과 경북은 앞으로 실증 인프라와 데이터를 공동 활용하고,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법령과 안전기준 개선, 참여 기업의 사업화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바다를 관광과 레저의 공간으로만 활용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부산의 실제 해역 자체를 미래 해양기술의 시험장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이번 규제자유특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