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위한 제2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정보사 명단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항소심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는 31일 군형법상 군기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 전 사령관과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대령), 정성욱 전 100여단 2사업단장(대령)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이날 정 전 대령은 직접 법정에 나왔다. 다만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문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독자적으로 추가 신청할 증인은 없지만 다른 피고인들이 신청한 증인이 채택될 경우 해당 증인신문에 참여하겠다”며 “군인들의 성명만으로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 해당 정보가 언제부터 비밀로 관리됐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령 측은 “계급과 성명만으로는 대상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정보 자체가 군사상 기밀이나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며 “군 인사명령 등에도 계급·이름·소속 등이 게재되는 만큼 정보사 요원의 계급과 성명 자체를 기밀로 볼 수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 전 대령 측 변호인 역시 명단에 담긴 정보 자체를 군사기밀로 볼 수 있는지 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은석 특별검사팀 측은 군 내부에서 명단 작성·제공에 대한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민간인인 노상원 전 사령관에게 이를 전달한 행위까지 정당한 직무집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과 피고인 측 모두 군사기밀이 다수 포함된 사건 특성을 고려해 항소심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기일 절차를 마치고, 첫 공판기일을 다음 달 15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항소이유 요지 진술과 증거조사 등을 진행하고, 같은 달 29일에는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6월 1심 재판부는 문 전 사령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대령에겐 징역 1년 6개월, 정 전 대령에겐 징역 1년이 각각 선고된 바 있다.
이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정보사 공작요원들의 명단을 노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 민간인에게 넘겼다는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특검팀은 누설된 명단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점거 등 부정선거 수사를 위한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구성에 활용됐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