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상 질서, 한국의 대응 방향은…박정성 본부장 “CPTPP 공론화 착수”

입력 2026-08-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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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본부장 “이해관계자 의견 폭넓게 청취할 것”
CPTTP, 韓 교역 25% 차지…美·中보다 교역 규모 커
전문가 “美·中 양자택일 아닌 선택적 파트너십이 중요”
“가입이 만능열쇠 아냐…다른 경제블록과 연계 중요”

▲31일 FKI타워에서 열린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욱 기자 haewookk@
▲31일 FKI타워에서 열린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욱 기자 haewookk@

다자무역체제가 약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부도 CPTPP 가입과 관련한 공론화 작업에 착수해 농축산어업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한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통상 네트워크 다변화와 개방형 복수국 협력 활용, 미래지향적 통상규범 형성을 정부의 3대 통상 전략으로 제시했다.

박 본부장은 CPTPP에 대해 “지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며 농축산어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CPTPP 공론화에 착수한 만큼 시장 접근 확대와 공급망 안정, 신규 통상규범 참여에 따른 이익과 농축산어업 등 민감 산업에 미칠 영향을 함께 따지는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류진 한경협 회장도 축사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시장과 신뢰할 만한 공급망, 그리고 예측 가능한 규범의 틀이 절실하다”며 “경제계는 개방과 규칙에 기반을 둔 새로운 통상협력 체제인 CPTPP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회와 도전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있는 논의와 철저한 준비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재편,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 약화가 맞물리면서 이날 세미나에서는 CPTPP 가입 등 다른 방식을 통해 ‘개방형 복수국 협력’을 한국의 대응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CPTPP 12개국 중 10개국과 개별 협정을 맺고 있으나 규율 범위가 제각각이고 일본·멕시코와는 협정이 없다”며 이를 포괄하는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과 CPTPP 회원국 간 교역액은 약 3410억달러로 전체 상품 교역의 25% 수준에 달한다. 최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중국(약 2730억달러·20%), 미국(약 1960억달러·15%)과의 교역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쇼트 연구위원은 CPTPP 참여를 통해 멕시코 등 주요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핵심 광물과 기계류 등의 공급망 위험을 완화하는 한편 데이터·노동·환경 등 새로운 통상규범 형성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데보라 엘름스 힌리히재단 무역정책총괄은 최근 글로벌 통상이 지역화·분절화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기보다 CPTPP나 미래 투자·무역 파트너십(FIT-P) 등 기존 협력체를 활용하는 선택적 파트너십이 한국과 같은 중견 통상국의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CPTPP가 공급망 불안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핵심 자원 수출 통제나 주요국의 일방적인 무역 제한은 CPTPP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유럽연합(EU) 등 다른 경제권과도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문성 고려대 교수는 CPTPP 회원국을 늘리는 것 자체보다 다른 경제블록과 얼마나 교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CPTPP만의 규범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비회원국이나 다른 경제블록과도 유사한 수준의 규범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히 CPTPP에 빠르게 가입하는 것만으로 국제 통상시장에서 큰 우위를 얻을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새로운 통상 질서가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속단하는 것이 아닌 우리 경제의 전략적 선택지를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예측 가능한 통상 여건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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