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출 13억 집 있어도 받는 기초연금…내년 수급기준 손본다

입력 2026-08-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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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기초연금 개편안 예정대로 추진할 듯

선정기준 중위소득 90%로…2030년 80%까지 축소
저소득층 연금 월 38만원…부부 감액도 단계적 폐지
중산층 수급 늘며 재정부담…노인빈곤 완화 효과 약화

(자료=보건복지부)
(자료=보건복지부)

수급대상을 축소하고 저소득층의 연금액을 인상하는 방향의 기초연금 개편안이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브리핑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등 진통이 있었지만, 개편안의 내용에 대한 이견 때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애초 계획했던 기초연금 개편안 발표를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28일 예정됐던 정은경 장관의 사전브리핑을 시작 1시간여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당시 복지부는 일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사항’은 개편안 내용이 아니라 발표 형식과 관련된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기초연금 개편안에 관심이 집중되는 데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급대상 줄이고 저소득층 지원 강화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기초연금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하는 것이다.

현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인정액 하위 70%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기존 노인보다 소득·자산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에 편입되면서 선정기준액이 매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노인 가구를 모수로 산출하는 선정기준액은 전체 가구를 기준으로 하는 기준중위소득보다 상승 속도가 빠르다. 올해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기준중위소득의 96.3% 수준까지 높아졌다. 전체 가구 기준으로 ‘보통’ 수준의 경제력을 가진 사람도 노인 하위 70%에 포함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내년부터 수급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90% 이하로 낮추고,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 이하로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지급액도 일률적인 월 35만원에서 소득 구간별 차등 지급 방식으로 바뀐다. 기준중위소득 20% 이하 저소득층의 연금액은 내년 월 38만원, 2028년 월 40만원으로 인상한다. 20~40% 구간에는 각각 월 35만9000원과 36만7000원을 지급하고, 40% 초과 구간은 월 35만원으로 동결한다. 저소득층 부부 감액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준중위소득 40% 이하 저소득 직역연금(공무원·사학·군인연금) 수급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지원한다.

큰 틀에서 정부 개편안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2월 제시한 방안과 유사하다. KDI는 당시 보고서에서 현행 방식이 유지되면 기준중위소득 대비 선정기준액 비율이 부부가구는 2029년, 단독가구는 2032년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선정기준액을 기준중위소득의 일정 비율로 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중산층 수급 늘고 재정부담 커지는 구조

기초연금 개편의 배경에는 수년째 가파르게 상승하는 선정기준액이 있다. 올해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이다.

소득인정액은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산해 산출하며 각 항목에 공제가 적용된다. 근로소득은 116만원을 공제한 뒤 30%를 추가로 차감하고, 일반재산에서는 대도시 기준 최대 1억3500만원을 주거 유지비용으로 공제한다. 이 때문에 실제 소득·재산 수준은 선정기준액보다 높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이 월 116만원 미만이고 다른 소득이 없는 부부가구라면 대출 없이 13억2060만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재산이 공제액 미만인 부부가구는 근로소득이 월 600만원을 넘어도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다. 통상적인 의미의 저소득층과는 거리가 있는 계층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방식이 유지되면 선정기준액이 계속 올라 중산층 이상에 지급되는 기초연금 비중이 커지고, 이에 따라 노인빈곤율 완화라는 제도의 정책 효과는 약화할 수 있다. 반면 노인 인구 증가로 기초연금 재정지출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개편 과정에서 기존 수급자가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이나 직역연금과 달리 개인의 보험료 납부를 전제로 하지 않는 공적부조 성격의 제도다. 수급자격 역시 소득인정액에 따라 달라져 원칙적으로 매년 갱신된다. 따라서 기초연금 수급은 개인에게 영구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라기보다 소득·재산 여건에 따라 결정되는 급여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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