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 아크로호 조만간 북극해 진입⋯북극항로 첫 시험대는 ‘안전’

입력 2026-08-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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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선박사고 절반이 기계 고장⋯구조·수리 인프라 부족
시범운항 통해 안전·경제성 검증

▲북극에서 쉐빙선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북극에서 쉐빙선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조만간 북극해에 진입한다. 최근 10년간 북극해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의 절반이 기계 피해와 고장이었던 만큼 극지 전문인력과 운항 매뉴얼,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한 안전대책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3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달 22일 부산항신항을 출발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조만간 북극해에 들어가 러시아 북쪽을 지나는 북동항로 운항을 시작한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다음 달 7일께 북극해를 빠져나와 9일 영국 펠릭스토우항, 11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15일 폴란드 그단스크항에 차례로 기항할 예정이다. 북극해 운항 구간은 약 6400㎞로,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전체 운항 거리인 약 1만3000㎞의 절반가량이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해빙 면적이 줄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뱃길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약 7000㎞ 줄일 수 있지만 저온과 해빙, 급변하는 기상은 위험 요인이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북극해에서 발생한 100t급 이상 선박 사고 500여건 가운데 기계 피해와 고장이 253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난파·좌초가 67건, 화재·폭발 54건, 충돌 29건으로 뒤를 이었다.

북극해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 구조나 선박 수리를 지원할 항만과 장비도 충분하지 않다. 작은 장비 고장도 장기간 운항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북극항로 운항에는 기존 항로보다 높은 보험 비용이 발생한다.

해수부와 선사는 이에 대비해 선박과 화물 확보 단계부터 선원 구성, 보험 가입, 비상대응체계를 함께 마련했다.

팬스타 아크로호의 선장과 항해사 6명은 모두 극지해역 운항 전문교육을 이수했다. 북극해 운항 경력이 있는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항해사도 1등항해사로 승선해 선장을 보좌한다.

한국해운협회와 한국선장포럼은 해빙과 저온 등 극지 특성을 반영한 ‘극지해역 운항 매뉴얼’을 별도로 만들어 선사에 전달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극지 환경에서 운항할 수 있는 내빙 성능도 갖췄다.

운항 중에는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통해 선박과 24시간 연락체계를 유지한다. 해수부와 선사, 선박관리사는 출항 때부터 귀항할 때까지 공동으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다.

시범운항 시기도 쇄빙선 등 지원 선박 없이 단독 운항할 수 있는 여름철로 정했다. 현재 북극해는 24시간 해가 떠 있는 백야 기간이어서 선원들이 육안으로 주변 해빙과 운항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선체와 화물, 선원·환경 피해 등에 대비한 보험 가입도 마쳤다. 국내 보험사가 위험을 먼저 인수하고 피해 규모에 따라 다수의 재보험사가 이를 분담하는 구조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해양경찰청을 통해 사고 해역을 담당하는 국가의 수색·구조기관에 지원을 요청한다. 국제협약과 국가 간 수색·구조체계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유럽 기항을 마친 뒤 다시 북극항로를 거쳐 10월 5일께 부산항신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해수부는 왕복 운항에서 확보한 운항 거리와 소요시간, 연료 소모량, 운항비용, 정시성 등을 분석해 북극항로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검증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이 출항하는 순간부터 해수부와 선사, 선박관리사가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할 것”이라며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비상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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