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5석, 내년엔 9석…끝나지 않는 이사회 전쟁 [고려아연 주총 전운]

입력 2026-08-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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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임시주총서 5석 재편…감사위원 향방 따라 격차 달라져
2027년 3월 이사 8명·감사위원 1명 임기 만료
집중투표제 반복 적용 땐 이사회 격차 추가 축소 가능성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027년 3월 정기주총에서는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다시 만료될 예정이어서 이번보다 더 큰 규모의 이사회 재편전이 예고돼 있다. 9월 9일 주총은 사실상 내년 본선을 앞둔 전초전인 셈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MBK 측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9월 임시주총에서는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 1명을 새로 선임한다.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각각 후보 2명씩을 냈고 집중투표제로 선임되는 만큼 2석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감사위원 1석의 향방에 따라 격차는 달라진다. 고려아연 측 백인규 후보가 선임되면 최 회장 측이 현재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영풍·MBK 측 박유경 후보가 진입하면 영풍·MBK는 이사회 의석을 한 석 추가하는 동시에 감사위원회 내부에도 직접적인 견제축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더 큰 표 대결은 내년 3월이다.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이사는 총 8명으로 이번 임시주총의 교체 대상보다 많다. 감사위원 1명도 다시 선임 대상에 오른다. 집중투표제가 계속 적용될 경우 영풍·MBK가 일정 수의 이사를 추가 확보하면서 양측 이사회 의석 격차가 지금보다 좁아질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주주에게 의결권을 부여한 뒤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최대주주가 모든 이사 자리를 독식하기 어려워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인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처럼 지분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는 매년 이사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이사회 구도가 단계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이 9월 감사위원을 지키더라도 내년 정기주총 결과에 따라 이사회 격차가 11대 8 수준까지 좁혀지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반대로 박 후보가 이번에 감사위원으로 먼저 진입할 경우 영풍·MBK는 감사위원회에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상태로 내년 이사 선임전에 나설 수 있다.

감사위원회는 회사의 회계와 내부통제, 외부감사 등을 감독하고 필요할 경우 경영진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일반 이사 1석보다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양측의 기관투자자 표심 경쟁도 9월 주총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이 내년에도 상당수 이사 선임의 향방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어느 한쪽이 승리한다고 경영권 분쟁이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며 “내년에는 더 많은 이사의 임기가 한꺼번에 끝나는 만큼 9월 주총 결과를 바탕으로 기관투자자와 소수주주를 둘러싼 양측의 설득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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