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5.6% “지방이전 시 이직 고려”⋯40세 미만은 92.5%
금감원·예보 노조 24일 공동회견⋯국책은행도 총파업 예고

금융감독원에서 매년 100명 넘는 직원이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젊은 직원과 전문인력의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방이전이 현실화하면 금감원의 인력 유출과 감독 역량 약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감원 퇴직자는 총 481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퇴직자는 2022년 102명, 2023년 103명, 2024년 110명, 지난해 112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54명이 금감원을 떠났다. 지방이전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연간 퇴직자가 100명을 웃도는 구조가 고착화한 셈이다.
특히 조직의 실무를 담당하고 전문성을 축적할 20~40대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전체 퇴직자 가운데 20대는 26명, 30대는 71명, 40대는 83명으로 총 180명에 달했다. 전체 퇴직자의 37.4%다. 올해 퇴직자 54명 중에서는 절반인 27명이 20~40대로, 젊은 직원의 이탈 비중이 더 커졌다.
퇴직자들의 재취업 심사 대상은 대형 법무법인에 집중됐다.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받은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장 12건, 율촌 10건, 세종 9건, 태평양 8건, 화우 6건 등 대형 법무법인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두나무가 9건, 빗썸 및 빗썸코리아 계열이 7건이었다.
최근 지방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금감원 내부의 인력 이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감원 노동조합이 8월 18~20일 구성원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5.6%는 지방이전 시 이직·퇴사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69.7%에 달했다.
이직 가능성은 젊은 직원과 전문인력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만 40세 미만 직원은 92.5%가 이직을 고려했으며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80.4%로 집계됐다. 설문에 참여한 변호사의 85.5%, 회계사의 78.9%도 이직·퇴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9.6%)은 지방으로 거주지를 이전할 의향이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내부 우려는 노조의 공동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예금보험공사 노조와 함께 24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금융감독과 예금자 보호를 담당하는 두 기관이 지방이전에 반대해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두 노조는 금융감독과 금융안정 기능을 지역으로 옮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감독 공백과 금융소비자 피해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이후 공동 집회 등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지방이전이 거론되는 금융권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산업은행·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는 정부가 지방이전 발표를 강행하면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 2차 지방이전 방안은 이르면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심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기관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 산하·유관기관을 포함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