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 1조5500억⋯일반 주담대는 조여
총량 목표 1.5%→3.0%⋯30조원 여력 정책 목적 배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일률적 옥죄기'에서 '용도·차주별 선별 관리'로 전환된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의 문턱은 높게 유지하되, 주택 공급과 직결된 집단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에는 대출 여력을 집중 배분하는 방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제2금융권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재조정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기존 1.5%에서 3.0%로 상향되면서, 금융권 전체에 약 30조 원 규모의 추가 여력이 생겼다.
금융당국은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을 금융회사별 총량 목표와 별도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사업 단계에서 이주비 조달이 막히거나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면 주택 공급 정책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당초 각 1000억원 수준이던 잔금대출 한도를 20일 2000억~400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합산 한도는 하루 만에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은행들은 금리도 연 4.5~4.6%대로 낮추며 대출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를 11월 실행분에 한해 중단했고, 비대면 주담대 신규 가입과 변동금리 주담대 신규 취급도 멈췄다. KB국민은행은 모든 지역에서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했고, 신한은행도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범위 내 최대 1억원으로 낮췄다.
중저신용자 금융지원에는 총량 규제를 완화한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증가분 전액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중금리대출 취급액 가운데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하는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책금융상품 공급도 늘린다. 중신용자 대상 보증부 상품인 ‘사잇돌대출Ⅱ’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업계로 공급처가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총량 확대는 모든 가계대출의 문턱을 낮춘 것이 아니라 주택 공급과 중저신용자 지원 등 정책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제한된 여력을 우선 배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