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매각 공포에 공모채 발행 ‘뚝’…자금줄 다변화하는 건설사들

입력 2026-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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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행액 8800억원…현대·SK·롯데 3곳뿐
전년 대비 33.4%↓…2년 전보다 45.7% 감소
롯데·현대·포스코, 대체조달로 1조8500억원 확보

▲서울 시내 아파트 건설 현장. (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건설 현장. (뉴시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대형 건설사의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크게 위축됐다. 건설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조달비용 절감이나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전환사채(CB),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자금조달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해 공모채 발행액은 발행 확정분을 포함해 총 88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채 발행사는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 등 3곳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1월 3300억원을 발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2월 3000억원, 지난달 2000억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억원을 조달했다. 롯데건설은 26일 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의 공모채 발행 규모는 2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 발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210억원보다 33.4% 줄었고 발행사 수도 5곳에서 3곳으로 감소했다. 2024년 6개사가 발행한 1조6210억원과 비교하면 45.7% 줄어 2년 새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공모채 발행이 줄어든 데는 건설업황 부진과 PF 불확실성으로 건설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채는 회사의 신용도를 토대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만큼, 미분양과 PF 우발채무 등에 대한 우려가 크면 미매각이나 금리 상승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에 건설사들은 자금 용도와 재무 여건에 맞춰 조달수단을 달리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 신종자본증권으로 35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5월과 7월 공사대금채권을 활용한 ABS로 총 6000억원을 확보했다. ABS는 준공 이후 받을 공사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해 대금을 미리 현금화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금융기관의 신용보강을 통해 ABS가 자체 신용등급인 A보다 높은 AAA등급을 받으면서 기존 차입보다 조달비용도 낮췄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표면금리와 만기금리가 모두 0%인 사모 CB로 5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CB 발행으로 별도의 이자 부담 없이 5년간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조달 자금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등 뉴에너지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달 4000 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존 채무 상환에 사용했다. 조달액이 회계상 자본으로 반영돼 채무를 줄이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얻었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건설사 공모채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경기 부진과 PF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건설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요예측에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이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다소 나아졌지만 이미 ABS나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건설사들은 공모채를 추가로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당분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기 위한 차환 수요를 중심으로 필요한 규모만 조달하고 신규 자금이나 장기물을 대규모로 발행하는 사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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