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등 주주환원 확대는 원화 강세 요인…외국인 환전 땐 절반가량 상쇄
원·달러 환율이 1390원 아래에서 안정될 경우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을 추가로 높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위한 현물환시장 달러 매수는 올 하반기 점진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외환당국이 선호하는 원·달러 환율 수준은 1350원 이하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는 원화 강세를 지지하겠지만, 외국인 주주가 받은 자금을 해외로 송금할 경우 이 효과의 절반가량은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일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민연금 환헤지와 주주환원 프로그램의 외환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390원 아래를 유지한다면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을 추가로 높이는 것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왑을 통해 환헤지를 점진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4월14일 해외투자 기준 환헤지 비율을 15%로 높였다. 다만 씨티는 한은의 외환선물환 포지션 증가 속도 등을 감안할 때 7월 현재 실제 유효 환헤지 비율은 4~6%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에는 기존 헤지를 롤오버해 현재 비율을 유지하거나, 통상 6개월 또는 12개월인 기존 헤지의 만기 도래를 통해 비율을 서서히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는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민연금이 올 하반기 현물환시장에서 달러 매수를 점진적으로 재개할 수 있다”며 “다만 규모와 시기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씨티는 이 같은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1350원 이하를 선호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환율 상황에 따라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공조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자본유출 압력은 완화됐다고 봤다. 외국인 주식투자자의 자금유출 규모는 이달 1~19일 중 33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5월 279억달러, 6월 305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7월 62억달러에 이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국내 개인의 해외증권 순매수는 같은 기간 31억달러로 다시 늘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도 원화 강세를 지지할 요인으로 꼽았다. 씨티는 반도체 기업의 잉여현금흐름(FCF)이 2026~2028년 크게 늘면서 주주환원 재원이 확대되고, 이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의 원화 환전 비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9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2025~2027년 주주환원 재원을 3년 누적 FCF의 ‘최대 50%’에서 ‘최소 50%’로 확대했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원화 강세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19일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51%, 47%다. 씨티는 외국인 투자자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으로 받은 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경우 대략 주주환원 규모의 절반 정도가 다시 달러로 환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