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흙수저 신화’ 쉬자인, 무기징역…빚으로 쌓은 ‘헝다 부동산 제국’ 몰락

입력 2026-08-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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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재산 몰수도 선고
무리한 사업 확장ㆍ회계부정으로 부동산 위기 상징

▲사진은 쉬자인 헝다그룹 창업자가 2017년 3월 2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연간 실적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홍콩/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쉬자인 헝다그룹 창업자가 2017년 3월 2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연간 실적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한때 중국의 ‘흙수저 신화’로 불렸던 쉬자인 헝다그룹 창업자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중국 부동산 호황을 타고 빚으로 거대한 기업 제국을 일궜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회계 부정으로 헝다가 무너지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법원은 쉬자인에게 불법 공공예금 수취와 자금조달 사기 등의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두 아들을 비롯한 헝다 관계자 56명도 함께 형을 선고받았다. 쉬자인의 재산은 몰수되고 헝다에는 88억2000만위안(약 1조8200억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계열사인 헝다부동산에도 70억위안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날 법원의 판결로 오랫동안 중국의 성공 신화 중 하나였던 헝다의 역사에도 사실상 종지부가 찍히게 됐다.

1958년 허난성의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난 쉬자인은 중국 개혁·개방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자수성가 기업인이었다. 철강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1992년 직장을 그만두고 광저우에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6년 헝다를 설립한 뒤 중국의 도시화와 부동산 붐에 올라타며 회사를 급속도로 키웠다.

성장 방식은 공격적인 차입이었다. 헝다는 빚을 내 토지를 사고 아파트를 지은 뒤 다시 돈을 빌려 사업을 확대했다. 전성기에는 중국 280여 개 도시에서 1300개가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쉬자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생수와 프로축구, 전기자동차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헝다는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됐고 쉬자인은 한때 아시아 2위 부호에 올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쉬자인이 지난 10여년간 헝다에서 챙긴 배당금만 70억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20년 부동산 기업의 차입을 제한하면서 빚에 의존한 성장 모델에 제동이 걸렸다. 자금줄이 마른 헝다는 결국 2021년 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고 위기는 다른 개발업체로 번졌다. 부동산 침체가 소비와 지방정부 재정까지 압박하면서 헝다 사태는 중국 경제를 짓누르는 부동산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몰락 과정에서는 대규모 회계 부정도 드러났다. 2024년 중국 금융당국은 헝다 핵심 계열사가 주택 매출을 미리 인식하는 방식으로 5600억위안 이상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판단했다. 쉬자인은 2023년 9월 공안에 연행됐고 올해 4월 사기 등의 혐의를 인정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로 중국 기업사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과 몰락 가운데 하나가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법원이 “범죄에 연루된 금액이 매우 크고 범행이 특히 악질적이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심각한 사회적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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