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부채 8912억달러 증가⋯대외금융자산 증가폭 4배

우리나라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전분기 대비 90% 이상 급감하며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증시 활황 속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한 증권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늘면서 대외금융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순대외금융자산 감소에도 외화나 대외지급능력 등 건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우려 불식에 집중했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보다 6895억달러 감소한 640억달러로 집계됐다. 감소폭으로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 1994년 이후 역대 1위 수준이다. 2024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조달러를 웃돌던 순대외금융자산은 올해 2분기 10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은은 순대외금융자산의 역대급 급감 배경에 대해 대외금융자산 증가폭보다 대외금융부채 증가폭이 더 가팔랐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대외금융자산은 증권투자 확대 속 전분기보다 2017억달러 증가한 3조843억달러로 추산됐다. 대외금융자산이 3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외금융부채 또한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무려 8912억달러 급증한 3조20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외국인 증권투자 규모는 8593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확대에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지분증권 평가액(8481억달러)이 늘어난 영향이다.
문상윤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순대외금융자산 감소 배경에 대해 "국내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가치와 국부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와 3조달러를 첫 상회한 대외금융자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경제의 대외충격 흡수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재혁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장도 "2분기의 경우 우리나라 주가 상승폭이 여타국 대비 컸다"면서 "본래 국내 주식과 해외 주가가 동반 상승할 경우 부채와 자산이 같이 상승해 큰 차이가 나지 않을 텐데 미국 등 주가 상승폭이 10% 정도일 때 우리나라 주가 상승폭은 70% 정도로 컸다는 점이 (순대외금융자산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3분기 만에 23억달러로 증가 전환하며 3678억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채권을 구성하는 대외채권 규모는 전분기보다 407억달러 늘어난 1조1806억달러로 집계됐다. 기간별로 보면 계약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채권이 무역신용과 현금 및 예금을 중심으로 339억달러 증가했다. 만기 1년 이상인 장기채권은 기타부문 채무상품직접투자를 중심으로 68억달러 늘었다.
외환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악화됐다. 대외채무(8128억달러) 대비 단기외채(1985억달러) 비중은 24.4%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p) 상승했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46.5%으로 전분기 대비 3.1%p 상승했다. 외채건전성과 단기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두 지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서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문 팀장은 "현재의 단기외채 증가는 차입이 아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관련 대기경과성 확장채무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높다"면서 "단기외채 확대는 차입 이슈가 아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관련 대기 경과성 확정 채무 증가 등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단기외채 비중은 과거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단기자금의 급격한 유출에 따른 외화유동성 부족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추후 순대외금융자산 등 급감 양상이 반복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최 팀장은 "향후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과 환율, 주가 해외투자 등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최근처럼 국내외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분기별 금융자산 증감만으로 추세를 산정하기보다 평가요인을 구분해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근래 증시 조정장 등을 감안하면) 3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